수많은 기능들이 자동차에 적용되고, 이에 따라 탑재되는 반도체의 수도 급격하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서로 등을 돌리고 있는 자동차와 반도체 산업이 이제는 마주 보아야 한다는 전문가의 주장이 제기됐다.
▲안기현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전무
“전자기기화 되어가는 자동차, 기능 핵심 반도체가 담당”
“반도체 보유 못하면 다른 나라 뒤쫓는 자리에 머물 것”
수많은 기능들이 자동차에 적용되고, 이에 따라 탑재되는 반도체의 수도 급격하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서로 등을 돌리고 있는 자동차와 반도체 산업이 이제는 마주 보아야 한다는 전문가의 주장이 제기됐다.
안기현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전무는 한국자동차연구원(이하 한자연)이 지난 18일 코엑스 스타트업 브랜치에서 차량용 반도체를 주제로 개최한 제8회 ’자산어보’ 행사에 발표자로 나서 우리나라 자동차의 글로벌 경쟁력이 세계 최고 수준으로 올라 시장을 주도하기 위해서는 반도체를 우리가 스스로 만들어야 한다며 자동차와 반도체 산업의 협력을 강조했다.
안기현 전무는 “반도체 시장이 호황은 아니나, 전동화에서 비롯된 수많은 기능 탑재와 자율주행 기능 등으로 자동차 반도체 시장의 전망은 지속적으로 높아질 것”이라며 “자동차는 더 이상 기계장치가 아닌 빠른 인식, 연산, 제어가 이루어져야 하는 전자장치이며, 반도체가 자동차 기능의 핵심으로 판단되고 있다”고 전했다.
자동차에는 ECU, ADAS, 인포테인먼트, 센서 등 수백개의 반도체가 탑재되며, 전기차에는 1,000개, 레벨3 자율주행차에는 2,000개가량의 반도체가 탑재된다.
개수를 비교했을 때 레벨3 자율주행차는 일반 내연차의 7배 수준이다.
자동차 반도체 부족으로 차량 생산에 차질을 빚었던 경험을 발판 삼아 시장을 주도하는 국가들은 자국 제조시설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등 자국화에 집중하고 있다.
유럽, 미국, 일본이 차량용 반도체 글로벌 시장점유율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며 메모리 반도체 부문에서는 세계적인 위상을 가지고 있는 우리나라이나 차량용 반도체에 있어서는 힘을 기르지 못하고 있다.
안 전무는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나라 자동차의 글로벌 경쟁력이 세계 최고 수준으로 올라 시장을 주도하기 위해서는 반도체를 우리가 스스로 만들어야 하며 다른 글로벌 기업들이 만들던 반도체를 사용한다면 우리는 계속 뒤쫓아가는 자리에 있을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주목해야 할 또 하나의 흐름은 온 디바이스 AI다.
안 전무는 “모든 전자기기에 인공지능이 장착될 것이며 자동차도 예외가 아니다”라며 “지난해 생성형 AI 서비스가 데이터센터 중심으로 확산됐다면 맞춤 수요, 보안, 비용 절감 등의 이유로 2024년에는 온 디바이스 AI의 수요가 증가할 전망”이라고 전했다.
이어 그는 반도체와 자동차 산업이 등 돌리고 앉아 있는 상황을 꼬집었다.
안 전무는 “자동차 산업 내에 차량 반도체들이 있는 것이기에 두 산업은 같은 방향을 바라보고 있다는 것을 반드시 알아야 한다”며 “서로 마주 보고, 고민해야 우리나라 반도체와 자동차 산업 모두가 발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승환 한자연 반도체·센서기술부문장도 ‘차량용 반도체 기술 동향 및 전망’에 대해 발표하며 안기현 전무의 말에 동의했다.
▲이승환 한자연 반도체·센서기술부문장
이승환 부문장은 “SDV로 나아가며 중앙 집중화 등 아키텍처의 변화가 예고되는 가운데 트렌드를 이끄는 OEM들이 유저 시나리오 등 고유 자산을 우리나라 반도체 업계와 제한적이나마 공유하고, 신뢰 관계를 쌓아나가며 생태계를 갖춰 나가야 한다”며 “자동차와 반도체 업계 모두 서로 한 발자국씩 앞으로 나아가며 국내 역량을 강화해 나아가는 것이 이상적일 것”이라고 발표했다.
한편 한자연이 주관한 자산어보 행사는 ‘자동차 산업을 어우르고 보듬다’의 약자로, 모빌리티 산업 구성원들의 정기적인 만남과 교류를 기반으로 유익한 정보를 공유하고, 구성원 간의 협업 확대를 목적으로 하는 모빌리티 산업의 정기 네트워킹 행사다.
이번 제8회 행사에서는 첨단 모빌리티 산업에서 주목받고 있는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의 핵심인 ‘차량용 반도체’의 산업 동향·전망과 생태계 구축 및 시장 선점 전략에 대해서 폭넓게 다뤄졌다.
한국자동차연구원은 “자동차의 다양한 기능을 제어하는 차량용 반도체는 안전, 효율성, 연결성 향상과 첨단 모빌리티로의 전환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글로벌 시장도 확대되고 있다”며 “이번 행사에서의 산업 구성원 간 교류와 협력이 공급망 생태계 구축과 글로벌 시장 선점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하겠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