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반도체 산업에서 가장 큰 이슈는 단연 중국이다. 중국 정부가 외산 비중이 높은 반도체를 국산화하는데 향후 약 180조원을 투입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중국은 2020년까지 업체 전체 매출의 연평균 성장률을 20% 이상 달성하겠다는 목표이다. 16/14나노 공정규모의 대규모 양산을 실현하고 패키징 및 테스트 기술을 국제 일류 수준으로 끌어 올리겠다는 포부이다.
최근 반도체 산업에서 가장 큰 이슈는 단연 중국이다. 중국 정부가 외산 비중이 높은 반도체를 국산화하는데 향후 약 180조원을 투입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중국은 2020년까지 업체 전체 매출의 연평균 성장률을 20% 이상 달성하겠다는 목표이다. 16/14나노 공정규모의 대규모 양산을 실현하고 패키징 및 테스트 기술을 국제 일류 수준으로 끌어 올리겠다는 포부이다.
산업을 키우는데 가장 빠른 방법 중의 하나는 인수합병. ‘큰 손’ 중국의 공격적인 투자에 전세계 반도체 업계가 숨죽이고 있다. 칭화유니그룹이 240억 달러를 투입하여 세계 3위 메모리 반도체 기업인 마이크론을 인수하겠다면 제안했으며, 서밋뷰캐피털 컨소시엄은 미국의 설계전문업체인 ISSI를 6억 4000억 달러에 인수했다. JECT는 세계 패키징 4위인 스태츠칩팩 인수를 추진하고 있으며 이외에도 대만의 D램 기업 난야, 원본드, 파워칩도 중국의 인수 기업 리스트에 올랐다.
이처럼 기업 인수 합병에 이목이 쏠리는 가운데, 반도체 기술 분야에서도 중국의 움직임도 심상찮다. 한국지식재산전략원(KISTA)은 중국의 활발한 반도체 정책을 반영하듯 중국 특허청의 출원 건수도 증가 추세에 있다고 밝혔다. 한국 미국 유럽 일본 등을 합친 이들 전체 출원 건수와의 차이가 점차 줄어들고 있다고 분석했다. 2009년 전체 출원 건수: 중국출원건수가 10388건: 3195건이었지만, 4년이 지난 2013년에는 8845: 4883건으로 차이가 크게 줄어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11월 16일에 개최된 중국하이테크박람회에서 선보인 드론 제품.
이 드론의 가격은 230위안(약 20달러)이라고 소개했다. (사진 중국하이테크박람회 사진 참조)
국적별 출원인 동향도 중국 국적, 대만 국적의 경우 높은 출원 증가 추세를 보였다. 특히 중국 국적 출원인의 경우 2005~2013년 기간 동안의 증가율이 그 이전보다 200% 이상의 증가했다. 중국 국적 출원인의 경우, 모든 대분류에서 높은 출원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 한국지식재산전략원은 2008~2010년에서 2011~2013년 사이의 설계분야 출원 증가율은 한국이 116.2%인데 반해 중국은 124.5%였고, FAB 공정분야 출원은 한국이 58.3%, 중국이 283.6%였다. 또한 장비분야 출원은 한국이 97.6%, 중국이 205.7%이며 소재분야 출원은 한국이 84.8%, 중국이 276.3%였다. 한국 국적 대비 높은 증가율을 보이고 있는 셈이다.
중국반도체 시장의 확장에 따라 중국 시장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상위 출원인들의 중국시장 관심도를 살펴보면 삼성전자, 인텔, 마이크론, SK하이닉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반면 IBM, 도시바, 동부하이텍, 도쿄일렉트론 등의 관심도는 감소했다. 일례로 삼성전자의 중국 관심도는 2002년부터 2013년까지 21.71%였지만 최근 2011~2013년은 30.19%로 높아졌고 인텔은 58.31%였다가 최근 73.55%까지 관심도가 올랐다. 삼성과 인텔 등이 중국 시장에 얼마나 많은 공을 들이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는 자료이다.
설계, FAB 공정, 장비, 소재 등 반도체 전체 관심도에서 한국과 중국시장의 변화도 확연하다. 전체 구간(2002년~2013년)에서 한국 시장에 대한 관심도가 54.58%에서 최근(2011~2013년)에 48.86%로 감소한 반면, 중국시장에 대한 관심도는 전체 구간(2002년~2013년)에 44.36%에서 최근(2011~2013년)에 46.58%로 증가 추세이다. 세계적인 반도체 기업들의 눈이 어느 쪽으로 기울어지고 있는지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하다.
한편, 한국지식재산전략원은 주요 반도체 국가들의 반도체 분야 IP 출원이 2000년대 중반을 기점으로 감소하는 추세라고 밝혔다. 한국과 일본은 출원 감소세이고 그나마 미국은 출원수가 회복하고 있는 상황이다. 반도체 IP를 많이 출원하는 삼성전자(-14.4%), SK하이닉스(-57.1%), IBM(-17.2%), 도시바(-18.9%), 파나소닉(-53.2%) 등 다출원인의 최근 출원(2008~2013)을 살펴보면 출원 증가율이 감소하고 있지만 인텔만이 55%라는 높은 증가율을 나타냈다.
반도체 기술 분야의 기초를 받치고 있는 반도체 학회에서도 중국의 변화는 감지된다. 세계 반도체 올림픽이라고 불리는 국제 고체회로 학술회의, 즉 ISSCC 기술 프로그램 전체 위원장을 역임한 KAIST의 유회준 교수는 “매년 전 세계 기업, 학교 등에서 논문을 제출해 그 중 3분의 1이 채택되는데 내년에 개최될 학회에서는 극동의 논문 채택률이 34%를 차지했다”며, “최근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중국이다. 아직까지 채택되는 중국의 논문은 미미하지만 제출(본토 40여 편)되는 논문의 수는 크게 늘었다. 예전엔 칩을 만드는 수준도 못되었는데 이제는 논문의 주제도 슈퍼컴퓨터, 헬스케어, 무선 등 분야도 다양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중국 반도체 산업의 확장이, 학회의 기초 논문에서 기업 인수 합병까지 전방위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중국의 반도체 굴기가 하루아침에 이뤄진 것은 아니라는 점이 확연해진 셈이다. 이런 때일수록 냉정하게 중국 반도체 산업의 저변을 주시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