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AI 고장 진단기술은 정상 또는 고장이라는 단순 판정 정보만 제공하며, 어떤 이유로 고장이 예측되는지에 대한 설명과 근거를 제공해주지 못한다. 이에 생기원은 포항공대와 제조설비의 고장 징후를 딥 러닝 기술로 포착하고, 원인과 판단기준을 시각적으로 표현해주는 설명 가능 AI 기반 설비 고장 진단기술을 개발했다.
생기원과 포항공대, 설명 가능 AI 기반
설비 고장 진단기술 및 알고리즘 개발
AI의 판단기준 시각화해 이해도 높여
자동화 설비는 고장 발생 전에 이상 진동, 소음, 과열 등의 징후를 드러낸다. 하지만 현장 작업자가 이를 미리 알아채기란 쉽지 않고, 인지해도 고장 가능성을 판단해 사전 대응하기란 쉽지 않다. 특히 제조 현장에서 갑작스러운 설비 고장은 조업에 치명적이며, 결함 있는 제품이 출하되면 소비자 안전도 위협할 수 있다.
▲ 생기원 윤종필 박사가 딥 러닝 모델과 주파수 변화로
설비의 고장 유무를 진단하고 있다 [사진=생기원]
한국생산기술연구원(생기원)은 29일, 포항공과대학교 전자전기공학과와 제조설비의 고장 징후를 딥 러닝 기술로 포착하고, 원인과 판단기준을 시각적으로 표현해주는 ‘설명 가능 AI 기반 설비 고장 진단기술’을 공동 개발했다.
기존 AI 고장 진단기술은 ‘정상 또는 고장’이라는 단순 판정 정보만 제공하며, 어떤 이유로 고장이 예측되는지에 대한 설명과 근거를 제공해주지 못했다. 고장 신호가 들어왔을 때 작업자가 그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다른 방법으로 다시 분석하거나 제조설비를 직접 살펴야 해 번거로웠고 시간도 오래 걸렸다.
생기원-포항공대 연구팀은 설비에 부착된 다양한 센서로부터 획득한 시계열 진동 신호를 이용하여 설비상태를 실시간 진단하는 딥 러닝 모델을 고안했다. 대다수 제조설비는 일정한 진동을 발생시키는 반복 공정을 수행하므로 주파수 변화로부터 고장 징후를 알 수 있다. 고안된 딥 러닝 모델은 진동이 일정할 때는 ‘정상’으로, 주파수가 어긋나거나 흐름이 갑자기 바뀌었을 땐 ‘고장’으로 판정한다.
▲ 설명 가능 AI 기반 설비상태 진단기술 [그림=생기원]
연구팀은 센서가 보내온 기초 시계열 진동 신호들을 주파수 변환 작업 없이 그대로 입력값으로 활용하는 엔드투엔드 모델(End-to-End Model)을 적용해 진단 시간을 크게 줄였다. 판정 결과와 함께 원인 파악에 도움이 되는 주파수 특징도 제공함으로써 신뢰성과 활용도를 높였다. 정상 또는 고장 상태 분류에 대한 AI 판단기준을 주파수 영역에서 시각화하는 ‘FG-CAM(Frequency-domain based Gradient-weighted Class Activation Mapping) 알고리즘 개발도 병행했다.
이로 인해 작업자는 제조설비의 이상 징후가 포착되는 즉시 AI의 판단을 믿고 고장 진단을 신속하게 내릴 수 있게 됐고, 그 원인 규명 작업도 더욱 수월해졌다.
생기원 윤종필 박사는 “이번 결과는 생기원과 포항공대가 지난해 7월 맺은 ‘AI 기반 제조혁신 업무협약’의 첫 성과”라며, “반복적인 진동 신호를 얻을 수 있는 제조설비, 발전시설, 회전기기, 수송기기 등의 진단에 다양하게 활용 가능한 원천 플랫폼 기술로써 현재 부품제조기업과 실증사업도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이번 성과는 지난 6월, 산업 AI 분야 저널인 ‘국제전기전자기술자협회 산업정보학학회 논문지(IEEE Transactions on Industrial Informatics)’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