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25.05.14 18:05
의료기기 시장은 지금 ‘보이지 않는 전쟁’ 중이다.
작아지고, 정밀해지고, 오래 가야 한다. 하지만 동시에, 빠르게 개발되고, 인증을 받아야 하며, 가격도 현실적이어야 한다. 기능이 많다고 팔리는 시대는 끝났다. 이제는 ‘작지만 꼭 필요한 기술’이 무엇이냐가 기기의 경쟁력을 결정한다.
그런 면에서 일본 무라타(Murata)의 솔루션은 최신 트렌드 제품을 개발하는 개발자에게는 상당한 신뢰성을 제공하는 반도체 제조사중 하나이다. 커패시터나 센서, RF 모듈처럼 ‘보이지 않는 부품’에서의 정밀성과 신뢰성은 무라타의 본령이다. 하지만 최근 무라타는 단순 부품을 넘어 ‘설계 효율’과 ‘제품 완성도’까지 고려한 토털 솔루션 기업으로 발돋움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의료기기의 주요 과제를 명확히 이해하고, 그것을 기술적으로 해결할 수 있을 때만 가능하다. 무라타의 전략은 어디에서 비롯된 것일까?
한국무라타전자 전략기획그룹 마케팅팀의 서성원 팀장은 그 해답을 “작은 것의 가치”에서 찾는다.
“지금 의료기기 시장에서 진짜 필요한 건, 작지만 성능이 뛰어나고, 설계와 인증까지 고려한 통합 솔루션입니다. 무라타는 그 포인트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 서성원 팀장
무선통신 모듈, 소형화의 한계를 넘다
웨어러블, 휴대형, 원격 진료용 디바이스들은 공통의 문제를 안고 있다. 기기 내부 공간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그 안에 통신, 전력, 센서, MCU, 디스플레이 등 모든 요소를 넣어야 하며, 동시에 배터리 효율과 무게까지 고려해야 한다.
무라타는 이 문제에 정면으로 도전했다. Bluetooth® LE와 Wi-Fi®를 하나의 모듈로 통합한 복합 모듈은 의료기기 내부 공간을 획기적으로 줄여주며, 동시에 통신 품질 저하 없이 안정적 연결을 유지한다.
“무라타는 블루투스와 와이파이 기능을 하나의 모듈로 통합해, 의료기기 내부 공간을 크게 절약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휴대성과 경량화가 가능해져 사용자의 편의성이 높아지고, 기기의 설계 자유도도 커집니다.”
통신 품질은 단순 안테나 성능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실드 구조, 패키징, 전자파 간섭 억제 기술 등 수많은 설계 디테일이 필요한 고차원 기술이다. 무라타는 이 복잡한 통신 모듈을 “인증까지 포함한 개발자용 블랙박스”처럼 제공함으로써, 설계자는 안심하고 활용만 하면 된다.
Bluetooth® LE + Wi-Fi 복합 모듈 블록도
의료기기 개발의 숨겨진 복병, 인증
국내 기업이 의료기기를 개발하며 가장 많이 마주하는 ‘예상 외 시간 소모’는 바로 인증이다.
특히 FCC, CE, KC 등의 무선 인증은 기기를 개발한 뒤에도 수개월이 소요되며, 재시험 리스크까지 감수해야 한다.
“무라타 모듈과 안테나를 그대로 사용하면 별도의 무선 인증 절차를 처음부터 다시 진행할 필요가 없습니다. 개발 초기 단계에서 인증 관련 시간을 단축시켜 시장 출시 속도가 훨씬 빨라지고, 경쟁력 확보에 실질적인 도움이 됩니다.”
이는 스타트업이나 중소 의료기기 제조사에겐 매우 큰 장점이다. 자원이 제한된 상황에서 무선 인증을 위한 인력과 예산 확보는 늘 고민거리이기 때문이다.
무라타는 단순히 ‘FCC 인증 받은 모듈’ 수준을 넘어, 안테나 설계까지 고려한 인증 일괄화 구성을 제공함으로써, 설계자의 인증 리스크를 제거하고 있다.
센서 기술, 정확도와 전력의 균형을 잡다
센서는 단순히 측정하는 장치가 아니다.
그것은 ‘사용자의 상태’를 가장 먼저 감지하고, 기기의 모든 반응을 이끌어내는 트리거이자 감각기관이다. 특히 의료기기에서는 이 감각기관이 수술 정확도, 약물 투약량, 위치 보정 등에 직결된다.
무라타의 AMR 센서는 기존 홀 센서 대비 작은 크기와 높은 감도, 초저전력 소비를 모두 만족시키는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자기저항 원리를 활용해 자기장의 세기와 방향을 감지하는 방식으로, 위치 감지, 캡슐 내시경, 도즈 카운터 등에 적합하다.
“AMR 센서는 고감도지만 초소형입니다. 자석과 센서 간의 배치 자유도가 높고, 초저전력 특성 덕분에 배터리 효율도 좋아 웨어러블 기기에 이상적입니다.”
AMR 센서 자기장 감지 기능 예시
의료현장의 자동화를 이끄는 RFID 기술
의료현장에서 RFID는 단순 재고관리 시스템을 넘어, ‘디지털 트래킹 시스템’의 중심축으로 작동한다. 수술기구, 약물, 일회용 키트, 검사 시약 등을 개별적으로 추적해, 사용 이력과 유효기간을 정확히 관리하고 있다.
특히 무라타의 RFID 솔루션은 금속 환경에서도 통신 성능 저하 없이 작동하는 ‘메탈태그’를 통해 수술실이나 냉장 저장고 같은 까다로운 환경에서 신뢰성을 확보하고 있다.
“무라타는 금속에 부착해도 통신 성능이 유지되는 메탈태그 기술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수술도구를 개별 스캔 없이 한 번에 인식할 수 있고, 약물 유통 추적까지 가능해져 의료진의 업무 편의와 안전성을 크게 높일 수 있습니다.”
펌프가 아닌, 공기를 설계하다 – 마이크로 블로워
혈압계, 호흡기, 인슐린 주입기 등에서는 ‘공기를 어떻게 조절하느냐’가 측정 정확도와 사용자 경험을 좌우한다. 기존의 모터 펌프는 구조적으로 진동과 소음을 피할 수 없었고, 이로 인해 수면 중 사용이 어려운 의료기기들이 많았다.
무라타의 마이크로 블로워는 피에조 기술을 활용해 고주파 진동으로 공기를 배출하는 방식으로, 소음과 진동을 극적으로 줄였다. 펄슬레이션이 적은 공기 흐름은 정밀 압력 제어에 탁월하며, 공간 제약이 큰 웨어러블 기기에도 적합하다.
“두께 2.3mm, 직경 20mm의 초소형 설계로 공간 제약이 큰 웨어러블 기기에도 적합합니다. 혈압계나 호흡기기, 인슐린 주입기 등 정밀 유량 제어가 필요한 장비에 적용되고 있습니다.”
무라타의 전략은 ‘부품 그 이상’을 본다
무라타는 단순히 부품을 잘 만드는 회사가 아니다.
센서, 모듈, 파워, 필터, 타이밍 디바이스까지를 한 번에 설계자에게 제공할 수 있는 ‘통합 기술 파트너’ 라는 점이 더 중요하다.
“저희는 의료기기 전체 회로를 고려한 모듈 통합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개발자 입장에서는 설계 속도와 보드 효율, 품질까지 한 번에 개선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이제 의료기기의 경쟁력은 단순한 스펙이 아니라, 설계의 효율성과 완성도의 균형에서 판가름난다.
무라타는 눈에 띄지 않지만, 결정적인 기능들을 담당하는 ‘기기 내부의 핵심 기술’을 정교하게 조율해내고 있다. 그리고 그 정밀한 통합력은, 결국 개발자의 시간을 줄이고 제품의 신뢰도를 높이며,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실질적인 힘이 된다.
[열린보도원칙] 당 매체는 독자와 취재원 등 뉴스이용자의 권리 보장을 위해 반론이나 정정보도, 추후보도를 요청할 수 있는 창구를 열어두고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고충처리인 장은성 070-4699-5321 , news@e4d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