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명이 다한 전기자동차의 배터리가 전동휠체어, 에너지 저장 장치 등 다양한 곳에서 재사용될 수 있도록 하는 정책과 사업이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에너지경제연구원은 2029년까지 국내 기준 전기차 폐배터리는 7만8,981개가 배출될 것으로 추정했고, SNE리서치는 세계 폐배터리 재사용 시장이 2030년 187Gwh, 2040년 1,849Gwh 규모라고 발표했다.
▲ 세계 배터리 재활용 시장 규모 및 전망 (출처: 중소벤처기업부 중소기업 기술 로드맵)
세계 배터리 재사용 시장은 배터리 재활용 시장에 적용하며, 배터리 재활용 시장은 2019년 162억달러에서 연평균 6.1% 증가해 2025년에는 231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배터리 재활용 시장은 2019년 1,857억원에서 2025년 2,649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배터리 재사용은 소비자 측면에서 품질, 비용 효과와 더불어 국가적 측면에서도 에너지, 자원 절약과 탄소 배출 저감이 가능한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배터리 사용 후 재사용은 제품의 △자원 생산성 △경제적 △사회적 효과가 재활용보다 더 높고, 비용을 70% 이상 절감할 수 있다.
전기차 폐배터리 재사용 기술은 전기차에서 사용된 후 분리 배출된 배터리로 잔존 용량 수명이나 상태(State of health, SOH) 등에 따라 전기차용 배터리로 재사용, 에너지 저장 장치(이하 ESS) 등의 용도로 재사용하는 기술을 뜻한다. ESS로 재사용시 5~10년간 추가 사용이 가능하다.
전기차용 배터리로 사용하지 못한다는 의미에서 폐배터리로 분류되나, 자동차의 특성상 80% 수준 이하로 저장 용량이 떨어지면 운행상 위험을 초래할 수 있어 사용을 중단하는데, 고출력이 필요 없는 용도로 활용할 경우 80% 저장 용량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전기차 배터리를 다른 용도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재목적화 공정이 필요하다.
중기부의 기술 로드맵에 따르면 배터리의 재사용은 팩이나 모듈 단위를 넘어 셀 단위까지 분해해 재목적화를 달성할 수 있지만, 셀 단위에서의 활용은 경제성이 낮아 팩이나 모듈 단위에서의 재목적화를 통한 2차 사용이 진행 중에 있다. 배터리 팩 단위의 사용은 이동식 충전 지원 차량의 전력저장 장치, 신재생 에너지 등의 전력 계통 연계형 ESS로 개발 중에 있다. 모듈 단위 사용은 비슷한 용량의 납축전지를 활용하던 분야에 적용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폐배터리 지자체 반납 의무가 폐지됨에 따라 민간에서 재사용 및 재활용 사업을 할 수 있도록 정부에서 제도를 마련하고 있고, 기업의 이차전지 선별(성능, 안정성 평가 등)을 지원하기 위해 제주, 나주, 울산, 포항에 ‘사용 후 이차전지 지원 센터’를 확대 구축한다. 센터에서는 폐배터리의 ESS로의 재사용 전략과 관련된 전기차 폐배터리 잔존 유호 수명 예측 모델링 관련 R&D를 수행한다.
현대차그룹은 한국수력원자력 및 OCI와 업무 협약을 통해 전기차 폐배터리를 활용한 ESS를 태양광 발전시스템에 접목해 실증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현대차와 한국수력원자력은 2030년까지 수상 태양광과 도서지역 풍력 사업 등 재생에너지 사업과 연계해 3GWh급 규모의 재사용 ESS 사업 추진을 계획 중이다. 현대차와 OCI는 현대차에서 개발한 ESS를 텍사스의 OCI 태양광 발전소에 설치해 공동 실증 분석을 계획하고 있다.
SK ON은 산업부의 폐배터리 재사용 ESS에 대한 규제샌드박스 실증 특례를 통한 실증 사업을 진행 중이다. 전기차 등의 배터리로 만든 ESS로 SK에코플랜트의 아파트 건설 현장에 설치하는 사업을 착수했다.
해외 완성차 업체들도 폐배터리를 기반으로 ESS 자체 구축 및 개발 등에 대한 사업성을 검토 중이다. BMW는 스웨덴 에너지회사와 협력해 2,600개 폐배터리 모듈을 통해 함부르크에 2MWh 규모의 ESS를 설치했다. 르노는 폐전지를 활용해 50MWh 규모의 ESS를 자사 공장에 설치했고, 이를 전기자동차 급속충전소와 결합하는 실증 사업을 추진 중이다.
모든 배터리를 재사용할 수 있지는 않다. 충방전 효율과 수명 등 상세 분석을 거쳐 잔존가치를 선정한 뒤 성능에 따라 △재사용 △재제조 △재활용 △폐기로 분류된다.
수거된 배터리는 △기초데이터 분석 △외관 검사 공정 △기초 검사 △정밀 검사를 거친다. 정밀 검사는 출력 성능 평가, 완전 방전 용량 평가 등이 포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