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 최초로 EU 에너지 행동강령 서명
전력회사 협력·고효율 가전 등록 기반 확보
삼성전자가 유럽연합(EU)의 스마트 가전 에너지 행동강령(CoC)에 국내 기업 최초로 서명하며, 유럽 전력망 기반 에너지 관리 체계와 연계한 AI 가전 확대에 나섰다. 단순 고효율 경쟁을 넘어 전력 수요 조절과 에너지 최적화 기능이 유럽 가전 시장의 주요 기준으로 부상하는 흐름에 대응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14일 EU 집행위원회 산하 공동연구센터(JRC)가 운영하는 스마트 가전 에너지 행동강령에 참여했다고 밝혔다. 해당 프로그램은 스마트 가전과 전력 관리 시스템의 연계를 통해 특정 시간대 전력 사용 집중을 완화하고, 에너지 수요를 보다 유연하게 관리할 수 있도록 하는 협약이다.
최근 유럽에서는 AI 기능과 함께 에너지 효율 및 전력망 연계성이 가전 경쟁력의 핵심 요소로 부상하고 있다. 재생에너지 비중 확대와 전력 비용 상승 등의 영향으로, 가전제품이 전력 사용량을 스스로 조절하거나 전력 수요가 낮은 시간대에 작동하는 기능에 대한 관심도 커지는 상황이다.
삼성전자는 이번 협약 참여를 계기로 유럽 현지 전력회사와의 협력 범위도 확대할 계획이다. 현재 영국 브리티시 가스와 네덜란드 쿨블루 등과 협력해 전기료 절감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며, 향후 관련 서비스를 늘려간다는 방침이다.
삼성전자 세탁기와 식기세척기 일부 제품은 EU 에너지 등급 등록 시스템(EPREL)에 ‘에너지 스마트 가전’으로 등록됐다. 해당 제품은 전력망 상황에 따라 전력 사용이 적은 시간대를 추천하는 ‘맞춤 예약’ 기능을 지원한다. EU는 올해 3월부터 전력망 연계 기반 에너지 최적화 제품을 별도로 구분해 공개하고 있으며, 일부 국가는 이들 제품에 보조금이나 세제 혜택도 적용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유럽 시장에서 에너지 절감 기능을 강화한 AI 가전 제품군도 확대하고 있다. 지난달 출시한 비스포크 AI 식기세척기는 유럽 최고 효율 등급(A등급) 대비 최대 20% 추가 절감 성능을 지원하며, 오는 6월에는 최대 65% 추가 절감 기능을 적용한 비스포크 AI 세탁기를 선보일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유럽 시장을 중심으로 가전제품 평가 기준이 단순 소비전력 수준을 넘어 전력망 대응성과 실시간 에너지 관리 기능까지 확대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제조사 간 경쟁 역시 AI 기능과 함께 에너지 관리 플랫폼 연동 역량 중심으로 재편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