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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연구원, 친환경 절연 소재 성능 한계 돌파…고전압 전력기기 혁신 기대

기사입력2026.02.23 09:45


▲KERI 유승건·김민희·권익수 박사가 전력기기용 절연 소재인 ‘폴리프로필렌’의 성능 한계를 넘는 공정 기술을 개발했다.
 
 
폴리프로필렌 전압 안정제 효과적 결합 기술 개발

한국전기연구원(KERI)이 전력기기용 친환경 절연 소재의 성능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리는 기술을 개발하며 고전압 전력 산업의 새로운 전환점을 마련했다.

KERI 절연재료연구센터 유승건 박사팀은 기존 절연 소재인 폴리프로필렌(polypropylene)의 구조적 한계를 극복하고, 고전압 환경에서도 안정적인 성능을 구현하는 기술을 선보였다.

폴리프로필렌은 재활용이 용이하고 절연 특성이 뛰어나 전력케이블 등 다양한 전력기기에 널리 사용돼 왔다.

반면에 이미 높은 성능을 가진 소재의 절연 특성을 한 단계 더 향상시키는 것은 업계에서도 난제로 꼽혀 왔다.

최근 전력기기의 고전압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기존보다 훨씬 높은 절연 성능이 요구되는 상황에서, 이번 연구 성과는 산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KERI 연구팀은 유독성 용매를 사용하지 않는 건식(dry) 공정을 기반으로, 폴리프로필렌에 전압 안정제(Voltage Stabilizer)를 효과적으로 결합시키는 기술을 개발했다.

특히 산업 현장에서 널리 활용되는 용융(melting) 방식을 활용해 소재 전체에 안정제가 균일하게 분포하도록 유도한 것이 핵심이다.

연구팀은 시뮬레이션을 통해 폴리프로필렌과 화학적으로 결합 가능한 최적의 분자를 선별하고, 이를 용융 상태에서 반죽하듯 섞어 고전압에서도 전하가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는 안정적 절연 특성을 확보했다.

유승건 박사는 “기존에도 폴리프로필렌과 전압 안정제를 혼합하려는 시도가 있었지만, 유기용매 기반의 복잡한 공정 때문에 상용화가 어려웠다”며 “산업계에 익숙한 친환경 원스텝 공정을 통해 기업이 즉시 활용할 수 있는 고성능 절연 소재를 개발한 것이 큰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KERI 내부 부서 간 협업뿐 아니라 일본 규슈공업대학과의 국제 공동연구를 통해 완성도를 높였다.

고전압 성능 평가는 KERI 전력케이블연구센터 권익수 박사팀과 Masahiro Kozako 교수팀이 담당했으며, 물리적 현상 분석은 KERI 친환경전력기기연구센터 김민희 박사가 수행했다.

연구팀은 이번 기술이 HVDC 전력케이블, 전기차, 에너지저장장치(ESS), 데이터센터 등 고전력 기기 전반의 성능과 신뢰성을 크게 향상시킬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한 AI 기반 분자 설계 기술을 활용해 추가적인 전압 안정제 후보를 발굴하고, 절연 성능을 더욱 고도화할 계획이다.

이번 성과는 재료공학 분야 국제 최상위 학술지 ‘Advanced Functional Materials’에 게재되며 학술적 우수성을 인정받았다. 특히 고전압 절연 소재 연구가 해당 저널에 실린 것은 국내 최초 사례로, 연구의 기술적·학술적 가치가 더욱 높게 평가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