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벌 표준 NI와 한국형 기술력 테크웨이즈의 만남,
SDV 시대의 ‘실전형 HILs’ 해법 제시
도로 위가 아닌 코드 위에서 결정되는 자동차의 가치
과거의 자동차는 기계공학의 결정체였다. 엔진의 마력과 토크, 서스펜션의 질감이 브랜드의 정체성을 결정했다. 하지만 오늘날 자동차 산업은 거대한 전환점을 맞이하고 있다. 이제 자동차는 ‘바퀴 달린 스마트폰’이라 불리는 SDV(Software Defined Vehicle,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 시대로 급격히 빨려 들어가고 있다.
SDV 시대의 자동차는 출고된 이후에도 끊임없이 진화한다. 테슬라가 그랬던 것처럼, 자고 일어나면 새로운 기능이 추가되고 주행 성능이 개선되는 OTA(Over-The-Air) 업데이트는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었다. 그러나 이 화려한 기술의 이면에는 엔지니어들의 ‘검증 전쟁’이 숨어 있다. 수천만 줄에 달하는 코드가 수정될 때마다, 그 코드가 실제 도로 위에서 사람의 생명을 위협하지 않을지 확인해야 하는 난도가 기하급수적으로 높아졌기 때문이다.
이러한 변화의 파고 속에서 지난 수십 년간 자동차 검증 시장을 이끌어온 한국 NI(National Instruments)와 국내 최고의 시스템 통합(SI) 파트너사 테크웨이즈가 손을 잡았다. 이들은 다가올 웨비나를 통해 SDV 개발 사이클을 획기적으로 가속화할 수 있는 ‘실전형 HILs(Hardware-in-the-Loop Simulation)’ 솔루션을 공개하며 업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가상’의 한계를 넘는 ‘실전형 힐(HILs)’의 탄생
기존의 자동차 제어기 검증 방식인 HILs는 실제 차량 대신 모델링 된 가상 데이터를 제어기에 입력해 반응을 살피는 방식이었다. 하지만 엔지니어들 사이에서는 늘 불만이 터져 나왔다. “가상 데이터로는 실제 도로에서 발생하는 미세한 변수와 센서의 노이즈를 완벽히 재현할 수 없다”는 점이었다. 가상과 현실의 오차는 결국 실차 테스트 단계에서 예상치 못한 결함으로 이어졌고, 이는 개발 기간 연장과 비용 상승의 주범이 되었다.
NI 김남규 과장은 이번 웨비나에서 소개할 솔루션의 핵심을 ‘실전형’이라는 단어로 정의했다. 그는 인터뷰를 통해 현재 자동차 산업이 직면한 현실을 날카롭게 지적했다.
“자동차 산업이 SDV 시대로 급격하게 전환되면서 검증 기술의 난이도가 개별 기업이 독자적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수준에 도달했습니다. 이번 웨비나는 표준화된 글로벌 플랫폼과 한국형 현장 기술력이 결합했을 때 얼마나 강력한 실전형 검증 솔루션이 탄생하는지를 보여드리기 위한 자리입니다.”
그가 강조하는 ‘실전형 힐’의 대표적인 예는 인캐빈(In-cabin) 모니터링 유닛 힐이다. 기존에는 그래픽 시뮬레이션으로 만든 가상 영상을 카메라 제어기에 흘려보냈지만, NI와 테크웨이즈의 솔루션은 실제 시험 차량이 도로를 달리며 기록한 ‘로우 데이터(Raw Data)’를 그대로 사용한다.
이른바 ‘다이렉트 인젝션(Direct Injection)’ 방식이다. 카메라와 제어기 사이의 데이터 패스를 완전히 장악하여, 제어기가 “나는 지금 가상 환경이 아니라 실제 도로 위에 있다”라고 착각하게 만드는 기술이다. 이를 통해 데이터 변형이나 컨버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오차를 원천적으로 차단하고, 실제와 100% 동일한 신호를 주입할 수 있게 된다.
파이썬(Python) API로 구축하는 24시간 자동화 파이프라인
SDV 시대의 또 다른 숙제는 ‘속도’다. 스마트폰 앱이 수시로 업데이트되듯 자동차 SW도 빈번하게 수정된다. 이때마다 엔지니어가 수동으로 테스트 케이스를 입력하고 결과를 확인하는 방식으로는 개발 주기를 맞출 수 없다. 여기서 NI의 ‘개방형 플랫폼’ 전략이 빛을 발한다.
NI의 핵심 소프트웨어인 베리스탠드(VeriStand)는 강력한 파이썬(Python) API를 제공한다. 이는 폐쇄적인 타사 장비와는 차별화되는 지점이다. 개발자가 서버에 새로운 코드를 업로드(Commit)하면, 힐 장비가 이를 감지해 파이썬 스크립트로 자동 구동된다. 밤낮을 가리지 않고 수만 가지의 테스트를 수행한 뒤, 그 결과 리포트를 다시 서버로 전송한다. 사람이 개입하지 않는 CI/CD(지속적 통합/배포) 검증 파이프라인이 완성되는 것이다.
이 자동화 기술은 비단 승용차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유압 제어 시스템이 복잡한 지계차나 굴착기 같은 오프하이웨이(Off-Highway) 차량에서도 NI PXI 리얼타임 플랫폼은 강력한 성능을 발휘한다. 복잡한 유압 물리 모델을 실시간으로 연산하고 고전류 피드백 신호를 제어기에 주입함으로써, 실제 장비 없이도 사무실 책상 위에서 거대한 건설 기계의 동작을 완벽하게 모사해낸다.
안전과 보안, ‘규제’를 넘어 ‘혁신’의 디딤돌로
최근 자동차 업계의 가장 큰 화두는 ISO 26262(기능 안전)와 ISO 21434(사이버 보안) 준수다. 제어기가 복잡해질수록 물리적으로 신호선을 끊거나 쇼트(Short)시키는 고장 주입 테스트(Fault Injection)의 가짓수는 수천 가지로 늘어난다.
NI의 SLSC 하드웨어 플랫폼은 이러한 고장 주입을 자동화한다. 수동으로 할 때 발생할 수 있는 인적 오류를 방지하고, 요구사항 관리 도구와 연동하여 심사 제출용 인증 레포트를 자동으로 생성한다. 또한, SDV의 필수 요소인 통신 암호화(MACsec 등)를 하드웨어 레벨에서 지원하며, 무작위 데이터를 주입해 취약점을 찾는 ‘퍼징 테스트(Fuzzing Test)’까지 유연하게 수행할 수 있다.
이 모든 과정은 엔지니어가 복잡한 장비 셋업에 시간을 낭비하지 않도록 돕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NI와 테크웨이즈는 고객이 장비를 ‘공부’하는 것이 아니라 ‘활용’하여 더 나은 차를 만드는 데 집중하는데 촛점을 맞추고 있다.
엔지니어, 다가오는 혁신에 집중해야
자동차 산업의 패러다임이 바뀌면 검증의 도구도 바뀌어야 한다. NI의 글로벌 표준 하드웨어 아키텍처와 한국 고객들의 까다로운 요구사항을 현장에서 해결해온 테크웨이즈의 노하우는, 단순한 장비 판매를 넘어 ‘턴키(Turn-key) 솔루션’이라는 결과물로 이어졌다.
전원을 켜는 즉시 검증을 시작할 수 있는 환경, 변화하는 사양에 맞춰 빠르게 재프로그래밍할 수 있는 유연함, 그리고 장기적인 운영 비용 절감까지. 이번 웨비나를 통해 공개될 솔루션은 대한민국 자동차 엔지니어들에게 SDV라는 거대한 미로를 빠져나갈 명쾌한 지도가 될 것으로 보인다.
김남규 과장은 인터뷰를 마무리하며 엔지니어와 의사결정권자들에게 다음과 같은 마지막 메시지를 남겼다.
“자율주행 및 SDV 시대가 되면서 검증 환경을 고객사에서 모든 것을 처음부터 구축할 수는 없습니다. 검증된 NI의 개방형 플랫폼 위에 테크웨이즈의 전문 기술을 얹어서 시간을 아끼십시오. 고객들은 검증 환경 구축이 아니라 혁신적인 자동차를 만드는 일에 집중하셔야 합니다.”
SDV 시대의 승자는 누가 더 많은 코드를 짜느냐가 아니라, 누가 더 빠르고 정확하게 그 코드의 신뢰성을 확보하느냐에 달려 있다. NI와 테크웨이즈가 제시하는 ‘24시간 멈추지 않는 검증 파이프라인’이 그 해답이 될 수 있을지, 다가오는 웨비나를 주목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