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현장의 고온가스 배출 환경을 실제로 재현한 국내 유일의 테스트베드를 활용해, 한국전기연구원(KERI) 전기변환소재연구센터 박수동 박사팀이 산업부의 지원을 받아, 국내 기업들이 자체 개발·보유한 열전발전 소자 성능을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도록 기준 체계를 확립하고, 이에 필요한 기초 엔지니어링 데이터를 마련하는 데 성공했다.

▲KERI 박수동 박사(가운데) 연구팀이 ‘열전발전 기준 소자 3종’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열전 반도체 조성 관련 평균적인 성능·규격 도출
KERI 소자 기준, 기업 개발 소자·성능 비교 평가
산업 현장의 고온가스 배출 환경을 실제로 재현한 국내 유일의 테스트베드를 활용해, 한국전기연구원(KERI)을 중심으로 한 출연·기업 연합팀이 열전발전 기술의 산업화에 한 획을 긋는 성과를 내놨다.
전기연구원은 최근 KERI 전기변환소재연구센터 박수동 박사팀이 산업부의 지원을 받아, 국내 기업들이 자체 개발·보유한 열전발전 소자 성능을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도록 기준 체계를 확립하고, 이에 필요한 기초 엔지니어링 데이터를 마련하는 데 성공했다고 9일 밝혔다.
열전발전은 서로 다른 두 종류의 금속이나 반도체 접점 사이에 존재하는 온도 차이를 전기로 전환하는 미래형 기술이나, 연구 데이터 부족과 이론 대비 실제 효율의 괴리 문제로 산업 현장에 적용된 사례가 미미했다.
박수동 박사팀은 우선 AI 알고리즘을 활용해 전 세계 1만3,000여 개의 논문과 기술 브로셔를 학습, 열전 반도체 조성과 관련하여 평균적인 성능 및 규격을 도출해냈다.
이를 토대로 온도, 제조 방식 등 대내외 환경 조건에도 영향받지 않는 산업적 척도가 될 ‘열전발전 기준 소자’ 3종을 개발, 향후 기업들이 KERI 소자를 기준으로 자신들이 개발한 소자와 성능을 비교 평가할 수 있게 했다.
연구팀은 열전발전 소자의 성능 평가에 필요한 엔지니어링 데이터를 구축해, 환경 특성(습기, 진동, 염분 영향), 전기적 특성(내전압 수준), 기계적 특성(강도, 충격, 압축 저항), 소자 수명 예측, 열전 반도체 물성 및 계면 열전도도 측정 정보 등 다각적인 데이터를 공개하고 있다.
이와 함께 산업 현장의 고온가스 배출 환경을 모사해 250∼300℃의 온도와 최대 14m/s의 기체 유속으로 열전발전 파워 모듈을 평가할 수 있는 세계 유일의 실증 인프라를 구축했다.
실제로 KERI는 1.6미터 길이의 kW급 열전발전 파워 모듈을 제작, 해당 시설에서 성능을 철저히 검증하며 평가 설비의 가치를 입증했다.
KERI는 이번 연구 결과와 측정·평가 노하우가 담긴 기록 절차서를 필요로 하는 기업들에게 무상으로 제공할 계획이며, 열전 반도체 및 소자에 따른 출력 예측 시뮬레이션 웹사이트도 무료로 운영 중이다.
박수동 박사는 “열전발전 개발에 필요한 기준점, 데이터, 실증 인프라를 원스톱으로 갖춘 이번 사례는 세계 최초이며, 누구나 활용할 수 있도록 공공성을 극대화했다”며 “그동안 멀게만 느껴졌던 친환경 열전발전 기술의 체감도를 높여 국가 전반의 에너지 절감과 탄소중립 실현에 기여할 것”이라고 전했다.
현재 박수동 박사팀은 산업부 지원 아래 ‘열전발전 시스템 개발 및 실증연구’ 프로젝트를 총괄하고 있으며, 해당 프로젝트에는 열전발전 소자 대량생산 공정 개발과 선박 및 산업용 열전발전시스템 개발 등이 포함돼 2027년 이후 열전발전 기술의 광범위한 적용이 기대되고 있다.
또한 이번 연구를 통해 비스무스-텔루라이드 계열 열전반도체에 대한 체계적 데이터베이스와 새로운 개발 이론이 확보됨에 따라, 전류를 흘려 열을 빼내는 열전 냉각 기술 분야의 심층 연구도 병행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