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권익승 상무 (Analog Devices Korea)
왜 전원 노이즈인가
RF, 고속 데이터컨버터, 위상 동기 회로(PLL). 이처럼 노이즈에 민감한 블록에서 전원은 단순한 보조 회로가 아니다. 시스템의 성능이 전원 품질에 직결되기 때문이다.
아날로그디바이스(ADI) 코리아의 권익승 상무는 최근 전원 노이즈 문제에 집중하고 있다.
RF·아날로그·데이터컨버터 애플리케이션을 오랫동안 담당해 온 그는, “설계자들이 LDO와 스위칭 레귤레이터 사이에서 매번 같은 고민을 반복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효율과 발열 문제 때문에 스위칭을 쓰고 싶지만, 노이즈 때문에 LDO를 고수해야 하는 딜레마다.
이번 인터뷰에서 권 상무가 강조한 메시지는 명확하다.
“Silent Switcher가 이 간극을 좁혀주고 있다”는 것이다.
LDO가 지배하던 민감 노드
전원 노이즈 문제는 특히 PLL, ADC/DAC, RF LNA 같은 민감 노드에서 두드러진다.
권 상무는 이렇게 설명했다.
“PLL 전원은 잡음과 스퍼에 직접 반응하기 때문에 설계자들이 무조건 LDO를 써왔습니다. 그런데 Silent Switcher 3세대부터는 소형 LC 필터와 조합했을 때 LDO와 유사한 노이즈 특성이 관찰됐습니다. ‘스위칭인데도 가능하다’는 사례가 쌓이고 있는 거죠.”
ADC/DAC의 클록·레퍼런스 전원도 마찬가지다. 리플 억제가 ENOB와 SFDR 유지에 필수적이지만, Silent Switcher에 소형 필터를 붙이면 충분히 동등한 성능을 확보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RF LNA나 믹서 바이어스처럼 극도로 민감한 아날로그 전원에서도 스퍼 억제를 통해 설계를 단순화할 수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효율과 전원 무결성 확보,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까
Silent Switcher가 주목받는 이유는 효율과 전원 무결성 확보를 동시에 달성하려는 산업의 흐름과 맞닿아 있다. 장비가 소형화되면서 발열 면적이 줄고, 효율의 중요성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권 상무는 장비가 작아질수록 발열 문제는 더 심각해진다며, 효율을 챙기자니 노이즈가 늘고, 노이즈를 줄이자니 발열이 늘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Silent Switcher가 그 균형점을 제시할 수 있다고 설명하며, 최신 전원 무결서 확보를 위한 아키텍쳐 전략을 두가지로 제시했다.
1. 외부 고전압(48V/28V)은 효율 중심의 스위칭 벅으로 중간 버스(12V/18V)까지 낮춘다.
2. 이후 각 POL(Point of Load)에서 민감 노드에는 Silent Switcher(+LC), 극저전류 노드에 한정해 LDO를 사용한다.
이 방식이라면 민감도가 낮은 블록은 스위칭으로 일괄 처리하고, PLL·클록·ADC/DAC 같은 특정 노드만 정밀 관리할 수 있다.
인덕터 내장 모듈형 Silent Switcher를 쓰면 레이아웃 리스크와 개발 기간도 줄어든다.
케이스 바이 케이스, 여전히 필요한 검증
그렇다고 해서 Silent Switcher가 모든 상황에서 LDO를 대체하는 것은 아니다.
“설계는 늘 케이스 바이 케이스입니다. Silent Switcher로 충분히 좋은 결과가 나올 때도 있지만, 반대로 조건이 맞지 않으면 LDO가 여전히 필요합니다. 엔지니어라면 반드시 검증을 거쳐야 합니다.”
― 권익승 상무
특히 저주파 바닥잡음(10 Hz~10 kHz)과 중저주파 PSRR은 여전히 우수한 LDO가 유리하다. 또한 Silent Switcher의 스위칭 주파수를 수 MHz 이상으로 올리면 소형 LC로 스퍼 억제가 쉬워지지만, 동시에 스위칭 손실 증가·발열 상승·EMI 스펙트럼 이동이라는 트레이드오프가 따른다.
즉, Silent Switcher는 “만능 해법”이 아니라 효율·전원 무결성 확보·EMI·열 관리 사이의 균형점을 찾기 위한 유효한 옵션이라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실무자가 기억해야 할 체크포인트
현업 엔지니어에게 권 상무가 강조한 체크포인트는 구체적이다.
- PLL, 클록, 레퍼런스, ADC/DAC, RF LNA 등 민감 노드를 우선 식별할 것
- 스위칭 주파수를 높일 때는 효율/발열/EMI 트레이드오프를 함께 검토할 것
- 출력단에는 LC 또는 페러릿 필터를 반드시 배치할 것
- 입력 커패시터는 최대한 근접 배치하고, 핫 루프 면적과 GND 리턴 경로를 최소화할 것
- 측정은 전원 스펙트럼 → 시스템 지표(위상잡음/SFDR/SNR) → 과도응답/부하 변동 → 열/효율 → EMI 순으로 밟을 것
- 경부하 모드(Burst/Skip)가 민감 노드에 미치는 영향도 별도로 확인할 것
특히 인덕터 내장 모듈형 Silent Switcher는 레이아웃 부담을 줄이는 장점이 있지만, BOM 비용·열 특성·피크 전류 한계도 함께 검토해야 한다.
Silent Switcher의 메커니즘과 차별성
Silent Switcher는 ADI가 특허를 보유한 아키텍처다. 핵심은 입력 핫루프를 대칭 구조로 분리해 자속을 상쇄하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EMI 방출을 줄이고, 스위칭 파형의 오버슈트·언더슈트를 개선했다.
“Silent Switcher의 출발점은 EMI 억제였습니다. 루프를 대칭으로 배치해 자속을 잡아내는 거죠. 3세대 제품에서는 제어 루프를 개선해 저주파 노이즈와 과도응답까지 보완했습니다.”
― 권익승 상무
경쟁사에서도 유사한 시도를 하고 있지만, 그는 “여전히 Silent Switcher의 성능 차별성이 유지되고 있다”고 말한다.
결론: 아직은 확신보다 검증이 필요하다
Silent Switcher는 효율과 전원 무결성 확보를 동시에 잡으려는 현장의 요구에 응답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시장 채택률이 제한적이다.
“저 역시 설계자 출신이지만, 아직은 100% 확신을 가지고 ‘LDO 대신 무조건 Silent Switcher를 쓰라’고 말하지는 않습니다. 성공 사례가 더 축적돼야 합니다. 다만 분명히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고, 앞으로 더 많은 현장에서 시도될 것입니다.”
전원은 더 이상 단순한 보조 회로가 아니다. Silent Switcher는 바로 그 전원 설계에서 새로운 균형점을 제시하고 있다. 엔지니어들에게는 이제 “스위칭인데도 조용하다”는 선택지가 생긴 셈이다.
편집자 주
Silent Switcher의 성능은 레이아웃·부하·온도·필터 설계 조건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본 기사에서 언급된 사례는 특정 환경에서의 결과이며, 모든 상황에 동일하게 적용되는 것은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