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상용화 전환점 제시, 핵심부품 내재화 AI 협력 병행 필요
한국기계연구원이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의 경쟁이 기술 시연을 넘어 실제 도입 단계로 옮겨가고 있다고 밝혔다. 기계연은 미국과 중국이 주도권 경쟁을 벌이는 상황에서 한국이 대응 전략을 구체화할 수 있는 시기는 앞으로 5년 안팎이라고 봤다.
기계연은 8일 발간한 ‘기계기술정책’ 122호에서 2026년을 휴머노이드 로봇이 연구개발 중심 단계를 지나 제한적 실증과 사업화 검토가 본격화되는 시점으로 제시했다. 보고서는 최근 산업계에서 로봇의 동작 성능 자체보다 실제 공정에 투입했을 때 비용과 효율을 얼마나 입증할 수 있는지가 중요한 기준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장 확대는 가격과 공급 양쪽에서 진행되고 있다. 보고서는 주요 투자기관 전망을 인용해 향후 수년간 제조원가 하락과 출하량 증가가 동시에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일부 기업은 판매가를 빠르게 낮추며 시장 진입 장벽을 낮추고 있고, 이에 따라 휴머노이드가 시험용 장비를 넘어 설비 투자 대상으로 검토될 수 있는 여건도 커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국가별 경쟁 구도도 뚜렷하다고 평가했다. 미국은 AI 모델과 반도체, 컴퓨팅 인프라를 바탕으로 시장 주도권 확보에 나서고 있고, 중국은 다수 기업이 신제품을 내놓으며 생산과 가격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는 것이다. 반면 한국은 반도체와 배터리, 제조 자동화 기반에서는 강점을 갖고 있지만 범용 AI와 휴머노이드 특화 부품 공급망은 상대적으로 약한 부분으로 짚었다.
다만 국내 제조 현장을 중심으로 한 기회는 남아 있다고 봤다. 현대차그룹은 로봇 생산체계 구축 계획을 내놨고, 삼성전자도 로봇 분야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기계연은 이런 흐름을 토대로 범용 플랫폼 경쟁보다 반도체·자동차 등 제조 공정별 수요가 분명한 분야에서 먼저 성과를 내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기계연은 대응 방안으로 핵심부품 내재화와 글로벌 AI 협력을 함께 추진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액추에이터와 제어계 등 주요 부품 경쟁력을 높이는 동시에, AI 역량은 외부 협력으로 보완해야 한다는 것이다. 기계연은 2025년 5월부터 2030년 4월까지 전략연구단을 운영하며 표준 플랫폼과 자율성장 브레인, 데이터 인프라를 구축하고, 자체 휴머노이드 ‘카이로스’는 2027년 4월 1차 공개를 목표로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결국 국내 휴머노이드 산업의 경쟁력은 기술 시연 자체보다 제조 현장에 실제로 적용할 수 있는 수요를 얼마나 빠르게 확보하느냐에 달렸다는 게 기계연의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