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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팔, 갑자기 무거운 짐 들어도 ‘덜덜’ 안 떤다

기사입력2026.01.26 08:40


▲강상훈 교수(좌)와 손정우 연구원(제1저자)

 
UNIST, 적응형 PID 제어 기술 개발

산업 현장에서 갑작스럽게 무거운 짐을 들어 올리거나 외부 충격을 받아도 흔들림 없이 움직이는 차세대 로봇팔 제어 기술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기존 로봇팔의 하드웨어를 바꾸지 않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만으로 적용 가능한 기술이라는 점에서 산업계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UNIST 기계공학과 강상훈 교수 연구팀은 로봇팔이 급격한 부하 변화나 예기치 못한 외부 접촉 상황에서도 안정적으로 작동하도록 돕는 ‘적응형 PID 제어 알고리즘’을 새롭게 개발했다고 26일 밝혔다.

이 기술은 산업용 로봇의 90% 이상에 탑재된 PID 제어기의 성능을 크게 향상시키는 방식으로, 스마트팩토리·재활 로봇·휴머노이드 로봇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 가능하다.

PID 제어기는 로봇팔의 움직임을 실시간으로 계산해 모터에 전달하는 일종의 ‘운동 신경’ 역할을 한다.

구조가 단순하고 신뢰성이 높아 산업용 로봇팔의 표준 제어 방식으로 자리 잡았지만, 초기 설정값에 지나치게 의존한다는 한계가 있었다.

물체의 무게가 갑자기 변하거나 외부 물체와 접촉하면 진동이 발생하거나 목표 위치를 벗어나는 문제가 빈번했다.

연구팀이 개발한 새로운 적응형 PID 알고리즘은 로봇이 스스로 오차 정보를 분석해 제어 값을 실시간으로 조절하는 능력을 갖추도록 설계됐다.

특히 기존 적응형 제어 기술이 센서의 미세한 잡음(양자화 오차)에 과도하게 반응해 오히려 시스템을 불안정하게 만드는 문제를 해결했다.

연구팀은 디지털 센서에서 발생하는 잡음을 상쇄하는 구조를 도입해 불필요한 힘 증가 없이 안정적인 제어 성능을 확보했다.

이 기술의 가장 큰 장점은 추가 센서나 복잡한 물리 정보 입력 없이도 적용 가능하다는 점이다.

로봇의 질량, 마찰력 등 세부 정보를 사전에 입력할 필요가 없으며, 고가의 무게 감지 센서를 장착하지 않아도 된다.

연구팀은 “PID 제어기가 이미 탑재된 로봇이라면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만으로 즉시 적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2개 관절을 가진 로봇팔을 대상으로 다양한 실험을 진행했다.

로봇팔 자체 무게에 달하는 짐을 들게 하거나 강한 탄성의 스프링을 연결해 복잡한 환경을 조성한 뒤 알고리즘의 성능을 검증했다.

그 결과, 새로운 알고리즘을 적용한 로봇팔은 환경 변화에 맞춰 스스로 제어 값을 조절하며 흔들림 없이 목표 궤적을 정확히 따라갔다.

반면 기존 PID 방식은 위치 오차가 커지거나 진동이 발생하는 등 불안정한 모습을 보였다.

강상훈 교수는 “이번 기술은 산업용 로봇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PID 제어기의 성능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방법”이라며 “작업 환경이 수시로 바뀌는 스마트팩토리뿐 아니라 사람의 미세한 힘 변화까지 감지해야 하는 재활 로봇, 휴머노이드 로봇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 성과는 기계·로봇 공학 분야 상위 4.1% 저널로 평가되는 ‘IEEE/ASME Transactions on Mechatronics(TMECH)’에 1월13일자로 게재됐다.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미래유망융합기술파이오니어사업과 국립재활원 재활로봇중개연구용역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