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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된 하이브리드 음극(중앙)의 구조과 리튬 순차 삽입 개념도
UNIST, 흑연과 곡면 나노그래핀 결합 하이브리드 음극 소재 개발
전기차와 스마트폰의 고속 충전이 일상화되면서 배터리 수명 저하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국내 연구진이 이를 해결할 수 있는 차세대 음극 소재를 개발해 주목받고 있다.
UNIST(울산과학기술원) 에너지화학공학과 강석주 교수, 고려대학교 곽상규 교수,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안석훈 박사 공동 연구팀은 흑연과 곡면 나노그래핀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음극 소재를 개발했다고 24일 밝혔다.
이 소재는 고속 충전 시에도 배터리 성능과 수명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 구조를 갖췄다.
배터리 충전은 리튬이온이 음극 소재 내부로 이동해 저장되는 과정이다. 하지만 고속 충전 시 리튬이온이 충분히 침투하지 못하고 표면에 금속 리튬 형태로 쌓이는 ‘데드 리튬’ 현상이 발생해 배터리 용량과 수명을 저하시킨다.
연구팀은 상용 흑연 입자(MCMB)를 곡면 나노그래핀(Cl-cHBC) 적층 구조에 고르게 분포시켜, 리튬이온이 나노그래핀 층을 거쳐 흑연으로 이동하는 ‘순차 삽입’ 경로를 구현했다. 곡면 나노그래핀은 활처럼 비틀린 구조로 층간 간격이 넓고 나노 공간이 풍부해 리튬이온의 이동 속도를 높인다.
실험 결과, 해당 하이브리드 음극은 고속 충전 조건(4 Ag⁻¹)에서 기존 흑연보다 4배 이상 높은 용량을 기록했다.
또한 전기차용 단결정 NCM811 양극과 결합한 테스트에서 1,000회 이상 충·방전 후에도 초기 용량의 70%를 유지했으며, 파우치셀 기준으로는 2,100회 이상 안정적으로 작동했다. 충·방전 효율은 99%에 달했다.
연구팀은 “이번 소재는 기존 배터리 제조 공정과 호환되며, 곡면 나노그래핀의 구조적 확장성을 활용하면 리튬전지뿐 아니라 나트륨전지 음극 개발에도 적용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순차 삽입 구조는 빠른 충전과 장기 안정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는 차세대 음극 설계 전략으로 활용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 결과는 재료과학 분야 국제 학술지 ‘어드밴스드 펑셔널 머터리얼즈(Advanced Functional Materials)’에 9월11일 온라인 게재됐으며, 한국연구재단(NRF), UNIST, 과학기술사업화진흥원(COMPA)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