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현장 시야 개선 기술’로 대통령 표창 수상
한국전기연구원(KERI)이 인공지능(AI) 기반 재난 대응 기술의 새 지평을 열었다.
전기연구원은 최근 개발한 ‘실시간 소방현장 시야 개선 기술’이 제63주년 소방의 날을 맞아 대통령 표창(기관상)을 수상했다고 10일 밝혔다.
이 기술은 짙은 연기 속에서도 소방대원이 구조물과 인명을 명확히 식별할 수 있도록 돕는 혁신적 영상처리 알고리즘으로, 국립소방연구원과의 공동연구를 통해 실증에 성공하며 공공안전 분야의 대표 협력 성과로 평가받았다.
KERI가 개발한 시야 개선 기술은 가시광, 근적외선, 단파적외선, 열화상 등 다양한 영상신호에 적용 가능한 범용 시각화 알고리즘을 기반으로 한다.
연기나 열로 시야가 제한된 환경에서도 구조물과 사람의 형태를 선명하게 복원하며, 휴대형 장비에서도 저전력으로 실시간 구현이 가능하다.
특히 정보 처리 과정에서 왜곡이나 허위 신호(Hallucination)를 발생시키지 않아 기존 기술 대비 높은 정확도와 신뢰성을 자랑한다.
이 기술은 손으로 들 수 있는 카메라 형태의 ‘소방대원용 휴대형 시야 개선 장비’로 구현되어, 현장 소방대원의 익숙한 조작성을 유지하면서도 암흑·농연 환경에서 구조대상자와 출구를 명확히 식별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KERI와 국립소방연구원의 협력은 2019년부터 시작됐다.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의 선행융합연구사업을 통해 ‘화재 현장 시야 확보 기술’을 국가적 연구 의제로 제시하고, 2022년에는 업무협약(MOU)을 체결해 협력 R&D 모델을 구체화했다. 이후 다년간의 연구 끝에 시제품 개발과 현장 실증까지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김연상 국립소방연구원장은 “해당 장비는 전국 소방서에 시범 보급되어 실제 훈련과 구조 임무에 투입되었으며, 사용자 만족도와 현장 효과성 모두 높은 평가를 받았다”고 밝혔다. 특히 서울소방학교에서 열린 ‘소방공무원 개인보호장비 성능 검증 시연회’에서는 기술의 실전 효과가 공식 입증됐다.
KERI는 해당 기술이 원격 영상 시스템으로 확장될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고 보고 있다. 사람이 접근하기 어려운 재난 구조 현장에서도 안전하고 효율적인 시야 확보와 상황 인식이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김남균 KERI 원장은 “기술을 활용하면 검은 연기 속에서도 구조물과 공간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어 소방대원의 생명과 안전을 지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연구 책임자인 강동구 센터장은 “소방 현장의 피드백을 지속적으로 반영해 기술을 고도화하고, 소방청 및 국립소방연구원과의 협력을 통해 현장 활용도를 높이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