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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조성재 교수②, “전자회로는 이론이 아니라 손으로 배우는 것”

기사입력2025.12.11 09:13

“전자회로는 이론이 아니라 손으로 배우는 것”
 
학생들 기존 지식 넘어 새로운 가능성 확인할 수 있도록 도와
직관적 회로 해석 방법 강조, 체계적인 기술 문서 없이도 해결

[편집자 주]최근 e4ds 전기전자 평생교육원은 오프라인 강좌로 ‘2025 고급 엔지니어 실무 마스터 클래스’를 개최했다. 이 강좌는 중급 과정을 이수하신 현직 개발자 및 회로 설계 실무 경험이 있는 엔지니어를 대상으로 전자회로 설계의 고급 주제와 정밀 계측 환경에서의 실전 문제를 다룬다. 이에 본지는 이번 강좌를 강의하는 신한대학교 전기전자공학과 조성재 교수와 인터뷰를 통해 강좌의 진행 방향 및 엔지니어 교육에 대해 들어봤다. 본 인터뷰는 6회 연재로 진행된다.
 


“실험과 실습을 통해 교과서의 한계를 넘어서는 교육을 하고 싶다”

삼성전자에서 10년, 신한대학교에서 32년을 근무하고 현재 명예교수로 활동 중인 조성재 교수는 전자공학 교육의 한계를 지적하며, 현장 경험을 기반으로 한 중급·고급 강좌를 개설한 이유를 설명했다.

이번 인터뷰에서 조성재 교수는 학생들에게 단순한 이론 전달을 넘어, 실제 회로 실험과 직관적 해석을 통해 전자공학의 본질을 깨닫게 하는 교육을 강조한다.

이번 중급 교육 과정에 대해 그는 “학교에서 배운 설계 방법이 실제로 어떤 문제를 일으킬 수 있는지, 또 그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는지를 실습을 통해 직접 확인하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조성재 교수는 교육 과정의 첫 단계로 트랜지스터, FET, 다이오드, 포토커플러 실습을 꼽았다.

그는 “트랜지스터가 단순히 스위칭 역할을 한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지만, 스위칭 속도를 개선하는 문제는 잘 모른다”며 “같은 부품이라도 설계 방식에 따라 속도가 달라지고, 때로는 부품이 파손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부품 파손의 원인을 직접 측정하고 확인하는 과정을 중요하게 여긴다.

“우리가 생각하지 못하는 전압이나 전류가 흐를 때 파손이 일어나는데, 전류는 측정이 어렵지만 전압은 기본 장비로도 확인할 수 있다. 실습을 통해 눈으로 확인하면 확실히 이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포토커플러에 대해서도 그는 일반적인 ‘동작 상태’만 보는 것이 아니라, 오프(off) 상태에서 발생하는 파손을 주목해야 한다고 했다.

“트랜지스터든 포토커플러든 다이오드든, 오프됐을 때 파손이 일어나는 경우가 많다. 그 과정을 알려주고 싶다”고 덧붙였다.

조성재 교수는 학생들이 의아해할 부분으로 NE555 타이머를 언급했다.

“학교에서는 타이머의 듀티가 항상 50%를 넘는다고만 배운다. 하지만 설계에 따라 듀티를 10%에서 90%까지 자유롭게 조정할 수 있다”며 “이번 중급 과정에서는 그 방법을 설명하기 위해 간단한 타이머 회로를 추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단순한 이론을 넘어, 실제 설계와 응용에서 타이머가 어떻게 활용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다.

그는 “학생들이 기존에 배운 지식을 넘어 새로운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도록 돕고 싶다”고 말했다.

조 교수의 교육은 특수 장비가 아닌, 개발실에서 흔히 사용하는 기본 장비로 진행된다.

오실로스코프, 신호발생기, 파워서플라이, 브레드보드, 디지털 멀티미터 등이다.

그는 “전자공학을 전공했다면 누구나 다뤄본 장비들이다. 처음에는 조금 어려울 수 있지만, 대부분 비슷하기 때문에 금방 익숙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러한 접근이 학생들에게 실질적인 문제 해결 능력을 길러준다고 본다.

조성재 교수는 “학교에서 배운 대로 동작하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우리가 생각하지 못한 상황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직접 확인하고 해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조성재 교수는 이번 교육 과정에서 직관적 회로 해석 방법을 강조했다.

조성재 교수는 이를 “획기적인 방법”이라고 표현하며, “체계적인 기술 문서가 없어도 문제를 직관적으로 풀어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조성재 교수는 이 방법을 통해 많은 문제를 해결해왔으며, “해결된 후에는 연락이 오지 않는다는 것은 곧 효과가 있었다는 증거”라고 덧붙였다.

조성재 교수의 교육 철학은 명확하다.

실험과 실습을 통해 학생들이 직접 깨닫게 하는 것이다.

조성재 교수는 “단순히 교과서에 적힌 내용을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왜 그렇게 해야 하는지, 그렇지 않으면 어떤 문제가 생기는지를 몸소 경험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조성재 교수는 학생들이 실습을 통해 얻는 깨달음이 단순한 지식 전달을 넘어, 실제 현장에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능력으로 이어진다고 믿는다.

“실습을 해보면 확실히 이해가 된다. 그 경험이 학생들에게 가장 큰 자산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