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있는 세포를 ‘스냅샷’ 찍듯 관찰하는 기초과학연구원(IBS, 원장 노도영)의 초저온 전자현미경(Cryo-EM)이 분야 연구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장비로 평가됐다.
대형 연구 인프라 공동 활용 통해 국가 기초과학 경쟁력 제고
살아있는 세포를 ‘스냅샷’ 찍듯 관찰하는 기초과학연구원(IBS, 원장 노도영)의 초저온 전자현미경(Cryo-EM)이 분야 연구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장비로 평가됐다.
한국 Cryo-EM 이용자 협의회(KOCUA)는 IBS의 Cryo-EM이 3년 연속 국내 연구진이 활용을 선호하는 장비 1위를 차지했다고 17일 밝혔다.
Cryo-EM은 용액에 담긴 생체 시료를 영하 200℃에 가까운 초저온 상태로 동결시켜 정밀 관찰하는 전자현미경이다.
빛이 광원인 일반 광학현미경에 비해 수천 배 이상의 높은 해상도를 가진다. 자유롭게 움직이는 단백질은 물론 바이러스 등 생체 분자의 3차원 구조를 원자 수준에서 규명할 수 있다. 생화학 연구 패러다임을 바꾼 공로로 Cryo-EM을 개발한 연구자들에게 2017년 노벨 화학상이 수여되기도 했다.
현재 국내에서는 IBS를 비롯해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KBSI), 서울대, 포항공대, 한국과학기술원(KAIST), 부산대 등 9개 기관에서만 Cryo-EM 기술을 활용한 전문 분석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IBS의 Cryo-EM이 선호도 측면에서 높은 평가를 받는 것은 연구자 수요에 초점을 맞춰 운용 전략을 세우고 숙련된 전문 인력을 배치한 덕분이다. IBS는 급증하는 수요에 맞춰 연구자들의 효율적인 기기 활용을 위해 가속전압 300kV 고해상도 장비와 200kV의 저해상도 장비를 모두 도입했다. 또한 리서치솔루션센터를 출범해 전문적인 연구 장비 공동 활용 서비스를 운영해 왔다.
IBS 리서치솔루션센터 이미징분석자원 시설에는 Cryo-EM을 비롯해 고성능 현미경 9대와 유세포분석기(세포의 특징을 측정하는 장비) 등이 운영되고 있다.
올해는 형광현미경과 유세포분석기를 결합한 첨단 복합플랫폼인 ‘이미징유세포분석시스템(Imaging Flow Cytometry)’을 도입해 하반기부터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2020년 출범한 IBS 리서치솔루션센터는 이미징분석자원, 초고성능컴퓨팅자원, 실험동물자원 등 3개 연구시설로 구성된다. 출범 이후 3년간 리서치솔루션센터의 장비를 활용한 100여 편의 논문이 ‘사이언스(Science)’와 ‘네이처(Nature)’를 비롯한 저명 국제학술지에 게재되는 등 기초과학 생태계 마중물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초고성능컴퓨팅자원 시설에는 슈퍼컴퓨터 1호기 ‘알레프(Aleph)’와 2호기 ‘올라프(Olaf)’를 운영 중이다. 알레프는 CPU 기반 1,437페타플롭스(PF)의 연산량을 갖춘 국내 5위 컴퓨팅 자원으로 기후물리·이론물리·계산과학 분야 기초과학 연구에 쓰인다. 올라프는 지난 11월 글로벌 비영리 단체인 ‘톱500(Top500.org)’ 순위에 새롭게 등재된 슈퍼컴퓨터로 등재와 동시에 에너지 효율성 부문(Green500) 세계 10위를 달성했다.
실험동물자원시설은 전체 면적 4,835㎡의 설치류 동물실험시설로 국내 5위급 규모다. 생쥐 3만 두까지 수용할 수 있으며, 동물실험 결과의 재현성과 신뢰성 확보를 위해 특정 병원체 부재(SPF) 동물실험시설로 유지·관리하고 있다. 사육과 함께 체외수정, 번식세포 동결·복원 등 번식 기술지원, 자체 건강모니터링을 수행하여 최적의 상태로 SPF 동물을 관리하고 있다. 특히, 실험동물의 인지능력 행동 평가, 생체주기 실험, 유전자 편집 등 다양한 실험이 가능한 설비와 뇌수술까지 가능한 실험시설을 갖추고 있다.
노도영 원장은 “리서치솔루션센터는 기초과학 핵심 인프라 구축 및 국가 연구 거점화를 위해 IBS가 구축한 대규모 연구시설”이라며 “향후 내·외부 연구자들이 필요로 하는 대형 연구시설장비를 점진적으로 추가 구축하여 국내외 기초과학 발전에 크게 이바지하고자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