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FA 2026 ②]AI was the same, but strategies differed…Samsung and LG's winning moves diverged at IFA 2026
삼성 ‘AI 라이프스타일’ 확장, LG는 ‘B2B AI홈’으로 유럽 공략
기능 경쟁 넘어 에너지 효율·공간 활용…유럽 겨냥 두 개의 해법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IFA 2026에서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같은 AI를 이야기했지만 전혀 다른 방식으로 시장을 공략했다. 중국 기업들이 전시장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며 물량과 기술 공세를 펼친 가운데, 두 국내 기업은 단순한 제품 경쟁 대신 AI 생태계 구축과 에너지 효율, 공간 설계 경쟁으로 무게 중심을 옮겼다. 특히 양사는 모두 AI가 사용자의 일상을 대신 관리하는 미래를 제시했지만, 삼성전자는 소비자 경험과 콘텐츠 중심 전략을, LG전자는 B2B와 플랫폼 중심 전략을 앞세우며 차별화에 나섰다.
이번 IFA에서 삼성전자의 가장 큰 특징은 전시 공간 운영 방식이었다.
시장에서는 삼성전자가 메세 베를린 전시장을 벗어나 별도 공간을 운영했다는 평가가 나왔지만 실제로는 두 개의 전시 공간을 병행 운영했다.
삼성전자는 훔볼트 카레에 단독 전시관을 마련해 9월 2일부터 6일까지 운영했고, 메세 베를린 IFA 팔레에서는 ‘삼성 크리에이터 허브’를 9월 4일부터 8일까지 진행했다.

미디어데이 기간에는 유통업체와 기자, B2B 고객을 대상으로 전략 메시지를 전달하고, 본행사 기간에는 크리에이터와 일반 관람객을 겨냥한 체험형 콘텐츠를 선보이는 이원화 전략을 택한 것이다.
삼성전자가 내세운 핵심은 ‘AI 컴패니언’이었다. 엔터테인먼트, 홈, 케어 등 세 개의 영역으로 구성된 전시는 AI가 TV, 가전, 모바일 기기를 연결해 생활 전반의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구조를 보여줬다.
특히 삼성 TV 플러스의 월간 활성 이용자(MAU)가 1억 명을 돌파했다는 점은 가전 기업이 하드웨어를 넘어 미디어 플랫폼 사업자로 진화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지표다.
제품 측면에서는 효율성과 생활 편의성이 강조됐다.
비스포크 AI 세탁기는 유럽 최고 에너지 효율 등급인 A등급 대비 70% 추가 절감을 구현했고, 빌트인 식기세척기는 20% 추가 절감 성능을 제시했다.
또한 ‘AI 비전’ 카메라를 탑재한 패밀리허브 냉장고는 식재료를 인식하고 에너지 사용량을 통합 관리하는 스마트홈 허브 역할을 수행한다.
특히 업계가 주목한 기술은 ‘AI 하이브리드 쿨링’이다.
기존 컴프레서 냉각 시스템에 펠티어 반도체 기반 열전소자를 결합해 상황에 따라 냉각 성능을 최적화하는 방식이다.
이는 AI 가전 확대가 단순 소프트웨어 경쟁을 넘어 새로운 부품 공급망 수요를 창출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LG전자는 정반대의 전략을 선택했다.
메세 베를린 내 3,745㎡ 규모의 대형 전시관을 유지했지만 전체 공간의 약 46%를 비즈니스 파트너 전용 상담 공간으로 구성했다.
면적으로 환산하면 약 1,723㎡에 달하는 규모다. 일반 소비자보다 건설사, 유통업체, 상업용 고객을 대상으로 한 사업 확대에 초점을 맞춘 것이다.
LG는 AI홈을 제품, 공간, 서비스의 3단계 구조로 재편했다.

AI 가전, AI홈 허브 ‘씽큐 온(ThinQ ON)’, AI홈 플랫폼 ‘씽큐(ThinQ)’를 중심으로 생태계를 구축하고, 이번 행사에서 자율형 AI 에이전트 ‘씽큐 클로(ThinQ Claw)’를 처음 공개했다.
이용자의 생활 패턴을 학습해 필요한 기능을 먼저 제안하고 실행하는 것이 특징이다.
귀가 시간에 맞춰 냉난방을 조절하거나 일정과 식습관을 분석해 식단을 추천하는 등 AI 에이전트 중심의 스마트홈 경험을 강조했다.
LG가 특히 주력한 분야는 B2B 확장이다.
상업용 공간을 대상으로 하는 ‘씽큐 프로(ThinQ Pro)’와 에너지 관리 시스템(HEMS)을 전면에 내세웠다.
2024년 인수한 앳홈(Athom)의 플랫폼을 기반으로 5만 개 이상의 IoT 기기를 연결해 에너지 흐름을 통합 관리하는 전략이다.
이는 AI 가전 경쟁을 넘어 스마트빌딩과 에너지 관리 시장까지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포석으로 해석된다.
에너지 효율 측면에서는 LG가 보다 공격적인 수치를 제시했다.
세탁기는 삼성과 동일하게 A등급 대비 70% 추가 절감을 구현했지만, 식기세척기는 30%, 냉장고는 35% 추가 절감 성능을 내세웠다.
또한 기존 프리미엄 제품에만 적용되던 최고 등급 기술을 일반 제품군으로 확대하며 유럽 시장의 강화되는 에너지 규제에 대응하겠다는 전략도 공개했다.
결국 IFA 2026에서 삼성과 LG가 보여준 공통점은 ‘AI’가 아니라 ‘생활 최적화’였다.
제품 스펙 경쟁에서 벗어나 에너지 비용 절감과 공간 효율성, 그리고 AI 기반 생활 자동화에 집중했다는 점에서 방향성은 같았다.
다만 삼성전자가 모바일과 가전을 연결하는 개인 중심 AI 생태계 구축에 집중했다면, LG전자는 플랫폼과 B2B 시장 확장에 무게를 실었다는 점에서 차이를 보였다.
중국 기업들이 대규모 전시와 공격적인 기술 공개로 존재감을 확대하는 상황에서 삼성과 LG는 규모 경쟁 대신 기술 완성도와 플랫폼 경쟁력을 선택했다.
IFA 2026은 두 기업이 AI 시대를 바라보는 철학의 차이를 드러낸 무대이자, 글로벌 가전 산업이 제품 중심 경쟁에서 서비스와 생태계 경쟁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준 현장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