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BYD의 주요국 신차 판매량 추이(BEV·PHEV 합산, 자료원: SNE Research)
BEV 8.7% BEV·PHEV 4.7% 점유율, 존재감 확대
일본 시장 단기 수익 넘어 글로벌 브랜드 도약 기회
중국 최대 전기차 제조업체 BYD가 일본 시장에서의 입지를 넓히기 위한 전략적 행보를 가속화하고 있는 가운데 경차 출시가 승부처라는 의견이 제시됐다.
한국자동차연구원은 최근 산업분석 Vol. 154를 통해 ‘BYD의 일본 진출 경과와 전망’이라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BYD는 2023년 1월 공식 진출 이후 소형 SUV ‘Atto 3’, 해치백 ‘Dolphin’, 중형 세단 ‘Seal’, SUV ‘Sealion 7’ 등을 잇달아 출시하며 모델 라인업을 확대해왔다.
여기에 2026년 하반기 일본 경차 규격에 맞춘 BEV(배터리 전기차) 출시를 예고하면서, 일본 시장 공략의 분수령을 맞이하고 있다.
BYD의 일본 내 판매량은 아직 미미한 수준이다.
2024년 2,383대, 2025년 상반기 1,782대로 전체 승용차 시장 점유율은 0.08%에 불과하다.
반면에 전기차 시장에서는 BEV 기준 8.7%, BEV·PHEV(플러그인 하이브리드) 기준 4.7%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특히 경차 모델 없이 이룬 성과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일본은 좁은 도로와 차고지증명제 등으로 경차의 수요가 높은 ‘갈라파고스화된’ 시장이다.
경차는 전체 BEV 시장에서 30% 이상을 차지하며, 세컨카로 활용되는 경우가 많아 주행거리나 충전 인프라에 대한 부담이 적다.
이에 따라 BYD가 경쟁력 있는 가격과 전비(전기 효율)를 갖춘 경차 모델을 출시할 경우, 일본 소비자의 자국 브랜드 선호를 극복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실제로 BYD는 일본 내 판매·사후관리 네트워크를 빠르게 확장 중이다.
2023년 1월 첫 모델 출시 당시 10여 개였던 거점은 2025년 7월 기준 64개로 늘었으며, 연말까지 100개 거점 확보를 목표로 하고 있다.
다만 주요 도시 중심의 네트워크 구성은 경차 수요가 높은 비도심 지역 공략에 한계를 보일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BYD는 일본 시장을 단순한 판매처가 아닌 브랜드 가치 제고의 전략적 거점으로 인식하고 있다.
일본은 전기차 전환 속도가 느린 성숙 시장이지만, BEV·PHEV 부문에서는 성장 가능성이 존재한다.
이에 따라 BYD는 중형 SUV ‘Sealion 6’를 시작으로 PHEV 모델도 출시할 계획이다.
해당 모델은 2025년 10월 Japan Mobility Show에서 공개될 예정이며, 가격은 경쟁 모델 대비 저렴한 500만엔 이하로 책정될 가능성이 있다.
한편 일본 정부의 전기차 보조금 정책 변화는 BYD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2024년부터 충전기 설치 및 사후관리 기준을 포함한 보조금 산정 방식이 도입되면서 BYD 차량의 보조금이 삭감된 바 있다.
이는 경차의 경제성을 중시하는 소비자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어, 향후 경차 모델의 성공 여부에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BYD의 일본 시장 진출은 단기 수익을 넘어 글로벌 브랜드로의 도약을 위한 전략적 선택으로 평가된다.
유럽에서의 현지 생산 및 R&D센터 설립, 일본에서의 공격적인 사업 전개는 선진시장 진입을 위한 정면 승부의 일환이다.
중국 내 경쟁 심화와 해외 확장에 따른 재정 부담 우려도 존재하지만, 중국 정부의 지원 가능성과 브랜드 상징성 등을 고려할 때 급격한 위기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도 나온다.
BYD가 일본 경차 시장에서 일정 수준 이상의 성과를 거둔다면, 이는 단순한 기업 성공을 넘어 중국 자동차 브랜드 전반의 이미지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