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새로운 환경경영전략을 15일 발표했다. 2050년까지 탄소중립 달성을 목표로 경영전략을 수립한 가운데 초저전력 반도체 및 제품 개발, 공정가스 처리효율을 개선할 신기술 개발 등에 2030년까지 7조원 이상을 집중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혀 향후 변화가 주목되고 있다.
▲삼성전자 평택사업장 내부 (사진-삼성전자)
공정가스 저감·재생에너지 확대
저전력·전력절감 제품 개발 박차
삼성전자가 새로운 환경경영전략을 15일 발표했다. 2050년까지 탄소중립 달성을 목표로 경영전략을 수립한 가운데 초저전력 반도체 및 제품 개발, 공정가스 처리효율을 개선할 신기술 개발 등에 2030년까지 7조원 이상을 집중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혀 향후 변화가 주목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新환경경영전략’을 발표하고, 경영 패러다임을 친환경 경영으로 전환한다고 밝혔다. 주요 사항에는 △공정가스 저감 △폐전자제품 수거 및 재활용 △수자원 보존 △오염물질 최소화 등이 있으며 이러한 환경경영 과제에 2030년까지 총 7조 원 이상을 투자한다. 이는 재생에너지 목표 달성에 필요한 비용을 제외한 수치이다.
■ 공정가스 저감시설 확충 예고
삼성전자는 사업장에서 발생하는 탄소 직접배출(Scope1)을 줄이기 위해 혁신기술을 적용한 탄소 배출 저감시설에 집중 투자할 계획이다.
현재 삼성전자가 직접 배출하는 탄소는 주로 반도체 제조공정에서 발생하는 공정가스와 LNG 등 연료 사용에 따른 것이다. 삼성전자는 2030년까지 공정가스 처리효율을 대폭 개선할 신기술을 개발하고 처리시설을 라인에 확충할 계획이다.
반도체 공정에 사용되는 에칭 가스는 지구온난화를 유발하는 난분해성 가스가 많이 사용된다. 반도체 공정 중 세정 및 식각 공정에서 과불화화합물(PFCs)이 필수적이다. 이번 발표로 대체 가스 개발과 동시에 저감 장치 확충이 예상되는 가운데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생산 공정에서 발생하는 유해가스를 처리하는 가스 스크러버의 공급이 뒤따라올 것으로 예상된다.
일각에선 가스 스크러버 및 칠러를 생산·공급하는 유니셈에서 이러한 수혜를 받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ESG강화 기조에서 관련 장비의 삼성 내 점유율이 높다고 평가받는 유니셈은 평택 3공장에 스크러버와 칠러 공급이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외에도 씨에스케이(CSK)에서 삼성 및 SK하이닉스의 스크러버 장비 관련 인력 충원의 움직임이 있었으며 경쟁업체인 글로벌스탠다드테크놀로지(GST)는 미국 테일러시에 착공 예정인 삼성의 신규 파운드리 팹에 대응력 강화를 위한 신규 법인 설립 행보도 포착되고 있다.
한편, 삼성전자는 폐열 활용을 확대하고 전기열원 도입을 검토하는 등 LNG 보일러 사용 축소를 준비함에 따라 관련 LNG 수요 변화도 예고되고 있다.
■ 초저전력 반도체·전력 절감 제품 개발 박차
삼성전자는 반도체에서 초저전력 기술 확보를 통해 2025년 데이터센터와 모바일 기기에서 사용되는 메모리의 전력 소비량을 대폭 절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반도체의 공정 미세화와 저전력 설계 기술 발전은 각종 IT제품과 데이터센터 등의 사용전력 절감을 통해 온실가스 감축에 기여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더 적은 원자재로도 동일 성능의 제품이 가능하다.
제품 측면에서는 △스마트폰, TV,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PC, 모니터 등 7대 전자제품의 대표 모델에 저전력 기술을 적용해, 2030년 전력소비량을 2019년 동일 성능 모델 대비 평균 30% 개선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고효율 부품(압축기, 열교환기, 반도체)을 적용하고 AI 절약모드 도입 등 제품의 작동 알고리즘을 개선하는 방식으로 에너지를 절감하는 기술을 개발해 이런 목표를 달성할 방침이다.
▲지난 1월 삼성전자 DX부문장 한종희 부회장이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미래를 위한 동행’을 주제로 CES 2022 기조연설을 하는 모습. (사진-삼성전자)
■ 재생 에너지 확대 기조
삼성전자 전력 사용량은 지난해 기준 25.8TWh로 글로벌 IT제조사 중 최대 사용량을 기록하고 있다. 서울시 전체 가정용 전력 사용량의 1.76배에 달하는 양이다. 이러한 전력사용으로 인해 발생하는 탄소 간접배출(Scope2)을 줄이기 위해 삼성전자는 글로벌 이니셔티브인 RE100에 가입했으며, 2050년까지 사용 전력의 재생에너지 전환을 준비하고 있다.
△서남아와 베트남은 2022년 △중남미 2025년 △동남아∙CIS∙아프리카는 2027년까지 재생에너지 목표 달성을 완료한다는 계획을 세운 가운데 이미 재생에너지 목표를 달성한 미국, 중국, 유럽의 경우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와 직접 체결하는 재생에너지공급계약(PPA)을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 DX 부문은 국내외 모두 2027년까지 재생에너지 목표 달성을 추진한다.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국내 재생에너지 공급량은 다른 나라에 비해 턱없이 모자란 형편이다. 국내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은 한국전력통계에 따르면 2021년 기준 7.5%로 OECE 평균인 30%와 상당한 차이를 보인다. ‘RE100 2020’ 연례보고서에서도 재생에너지 전환이 어려운 10개국에 한국을 포함했다.
재생 에너지 조달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삼성은 탄소감축 기조에 부응해 재생에너지 활용 확대 전략을 모색하고 있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에너지 구매자로서의 기업 역할에 머무르지 않고 동종 업계와 시민사회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와 협력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자원순환 고려 必
삼성전자는 사업장의 자원순환성 강화를 위해 수자원 순환 활용 극대화에 나선다. 특히 반도체 국내 사업장에서는 '물 취수량 증가 제로화'를 추진한다.
반도체 라인 증설로 반도체 사업장의 하루 취수 필요량은 2030년 현재의 2배 이상으로 늘어난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용수 재이용을 최대한 늘려 이를 2021년 수준으로 동결하기로 했다.
DX부문도 수처리 시설 고도화로 용수 재이용을 확대하는 한편 2030년까지 글로벌 수자원 발굴 프로젝트와 수질 개선, 하천 복원사업 등을 통해 물을 쓴 만큼 100% 사회에 다시 돌려줄 예정이다.
DS부문은 배출하는 대기와 수질의 오염물질을 최소화한다. 반도체를 생산하는 과정에서 배출되는 대기 및 수질 오염물질을 제거하는 신기술을 적용해 2040년부터는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거의 없는 '자연상태'로 처리해 배출하는 것을 목표로 정했다.
삼성전자는 새로운 처리기술 개발과 적용을 통해 방류수는 하천 상류 수준의 깨끗한 물로, 배출 대기는 국가 목표 수준의 깨끗한 공기로 처리해 배출할 계획이다.
또한 탄소 배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탄소 포집∙활용기술, 글로벌 환경의 골칫거리가 되고 있는 미세먼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저감 기술 개발에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탄소포집 기술을 2030년 이후 반도체 제조시설에 적용한 뒤 전사와 협력사까지 확대 적용할 방침이다.
한편, 삼성전자는 유망 친환경 기술을 발굴하고 해당 분야의 스타트업을 육성, 지원하기 위한 투자도 진행한다. 기술혁신 커뮤니티와 함께 혁신기술 상용화 및 보급을 지원함으로써 글로벌 환경난제 해결에 협력할 예정이다. 사내외 벤처 육성 프로그램인 C랩에서도 친환경 관련 과제를 적극 발굴해 지원하고 있다.
삼성전자 한종희 대표이사 부회장은 "기후위기 극복과 순환경제 구축은 기업, 정부, 시민 모두의 참여가 필요한 우리 시대 최대의 도전"이라며 "삼성전자는 혁신기술과 제품을 통해 밸류체인 전반에 걸쳐 친환경 생태계 구축을 가속화하는 촉매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