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계 리스업계 제도 완화 추진 시장 독점·공정경쟁 훼손 위험
리스·렌터카는 구조·의무·세제 다른 별개 산업, 신중한 검토 필요
소비자 입장에서 자동차 대여사업은 크게 ‘렌트’와 ‘리스’ 개념으로 판단한다. 휴가 시 직접 본인의 자동차를 직접 운전하여 가는 경우도 많지만 기차 등을 이용하여 이동한 후 해당지역에서 차량을 빌려서 운전하는 경우도 많다고 하겠다. 제주도 등에서는 일반적으로 단기렌트를 하여 이동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하겠다.
다른 한가지는 기업에서 장기적으로 차량을 렌트하여 이용하는 장기렌트의 경우라 하겠다. 우리가 길거리 등에서 항상 볼 수 있는 하, 허, 호 등의 번호로 시작되는 차량이라고 하겠다. 최근에는 고가의 장기렌트 차량의 경우는 연두색 번호판을 장착하여 운행하기도 한다. 이 경우 8,000만원 이상의 차량이 해당된다. 이렇게 하, 허, 호 번호가 붙은 차량을 싫어하는 경우에는 리스라고 하여 일반 자가용과 같은 형태로 운영하는 사례라 할 수 있다. 장기렌트의 경우는 해당 기업체가 직접 보험 등을 관리하는 경우라면 리스는 본인이 직접 보험과 관리까지 함께 하는 특징이 있다고 하겠다.
이렇게 렌트와 리스는 각각 특징이 있어서 국산차와 수입차, 번호판 차이, 대여 비용, 관리주체 등 여러 면에서 장단점을 비교하여 소비자는 선택한다고 하겠다. 서로의 특징이 상이하여 소비자의 입장에서는 이것, 저것 비교하면서 선택하여 운행하고 추후 약 3년이 지나면 직접 구입하던지 아니면 새롭게 시작하는 등 다양한 방법을 최종적으로 선택하는 구조이다.
현재 이러한 렌트와 리스의 구조는 서로를 견제하면서 소비자를 대상으로 홍보하면서 시장 확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하겠다. 장단점이 크게 비교되는 만큼 서로 견제의 대상이 되면서 균형을 이루고 있고 시장 점유율도 비슷한 상황이다.
최근 이러한 상황에서 리스업을 주관하는 금융단체에서 제도적 변화를 추구하면서 점유율 확대를 기하고 있어서 주목을 받고 있다. 문제는 홍보 등 소비자를 대상으로 하는 합리적이고 객관적인 방법이기 보다는 제도적 변화를 통한 점유율을 확대하려는 부분이 문제가 되고 있는 상황이다. 금융업을 주관하는 주요 대기업의 특성상 물적 및 인적 자원이 풍부한 상황에서 여론전이나 입법부를 통한 제도 개선의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다. 상대적으로 중소규모의 렌트 관련 기업에서는 상당히 곤혹스런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가장 중요한 부분은 현재의 균형 잡힌 서로 간의 대결을 제도 변화라는 방법을 동원하여 암암리에 진행하는 부분으로 이는 매우 위험하고 기울어진 운동장을 만들면서 추후 소비자에게 문제를 전가할 수 있는 위험성이 크다는 것이다. 특히 리스 관련 금융업에서는 소비자의 선택의 폭을 넓히고 활성화한다는 의미를 부여하고 있으나 실질적으로는 도리어 균형을 깨면서 독과점적인 구도를 구축한다는 측면에서 매우 위험한 발상이라 하겠다. 더욱이 제도완화라를 의미를 강조하고 있으나 역시 상대적인 측면에서 더욱 위험한 발상이 된다고 하겠다.
자제도완화는 산업 성장의 수단이 될 수 있다. 그러나 공정경쟁의 원칙까지 완화하는 이유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최근 캐피탈 업계는 두 가지 제도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하나는 렌터카 취급 한도(본업비율) 규제 완화, 다른 하나는 장기렌터카를 지방세법상 영업용 자동차에서 제외해 비영업용 자동차세율을 적용하는 지방세 과세체계 개편이다.
표면적으로는 규제 완화와 형평성을 위한 주장처럼 보인다. 그러나 두 사안 모두 공정경쟁과 조세체계의 근간에 영향을 미치는 만큼 보다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
첫 번째 쟁점은 본업비율 완화는 공정경쟁을 강화하는지를 판단하는 것이다.
캐피탈업계는 본업비율 규제가 성장을 가로막고 있으며 소비자 선택권 확대를 위해 완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현재 시장 상황은 이러한 주장과 다소 다르다.
한국렌터카사업조합연합회에 따르면 전국 약 1,000개 렌터카 사업자 가운데 금융계열 사업자는 17개사에 불과하지만 이미 장기렌터카 시장의 약 44%를 차지하고 있다. 등록 차량도 2021년 말 대비 올해 5월 말 기준 금융계열 사업자는 약 33% 증가한 반면, 전업 렌터카 업체는 같은 기간 7.5% 증가하는 데 그쳤다.
문제는 시장점유율만이 아니다. 경쟁의 출발선 자체가 다르다는 점이다.
중소 렌터카 사업자는 차량 구매 자금을 경쟁 상대인 금융회사로부터 조달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반면 금융계열 사업자는 상대적으로 낮은 조달금리와 그룹 차원의 자금조달 역량을 활용할 수 있다. 여기에 카드·은행·보험·캐피털 등 계열사를 활용한 결합판매까지 가능하다.
이 같은 상황에서 본업비율까지 완화된다면 경쟁이 활성화 되기보다 금융그룹 중심으로 시장 집중이 심화 될 가능성이 크다.
또한 중소 렌터카사업자는 금융회사의 신용심사만으로는 차량 이용이 어려운 저신용자와 서민, 소상공인에게 장기 이동수단을 제공하며 시장의 빈틈을 메워 왔다. 금융회사가 상대적으로 우량 고객 중심의 영업을 하는 반면, 중소사업자는 금융권에서 소외된 계층의 이동권을 보완하는 역할을 수행해 왔다. 시장이 소수 금융계열 사업자 중심으로 재편된다면 이러한 사회적 기능까지 약화될 수 있다.
두 번째 쟁점은 리스와 렌터카는 과연 같은 산업인가라는 점이다.
장기렌터카를 영업용 자동차에서 제외해 비영업용 자동차와 같은 세율을 적용하자는 주장 역시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
그 출발점은 리스와 렌터카가 같은 산업인지에 대한 질문이다.
금융계에 속한 대기업들이나 할 수 있는 리스는 소비자들에게 대개 고가의 비영업용 자동차 매입을 위한 인수 금융을 제공하는 여신전문금융업법에 따른 금융업일 뿐이지만, 수많은 중소기업이 참여하고 있는 렌터카는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에 따른 운송서비스업으로서 렌터카 사업자는 영업용 번호판 사용, 차령 제한, 차고지 확보, 정기검사, 교통안전관리, 보험가입 등 다양한 법적 의무를 부담하는 것은 물론이고, 차량관리, 일반정비, 방문정비, 사고정비/면책금, 긴급 출동 등 각종 소비자 편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즉 리스 사업자에게는 인수 금융을 제공하는 외에 특별한 의무가 없고 오로지 그 소비자가 비영업용 차량의 소유자로서 각종 의무를 부담하는 단순한 구조이지만, 렌터카 사업자는 영업용 차량 소유자로서 공법상의 의무와 각종 서비스를 제공하며 계약기간 종료 후에는 중장기든 단기든 간에 차량을 반납 받아서 또 다른 소비자에게 그 ‘영업용’ 차량을 활용하여 맞춤 서비스를 제공하게 되는 연속적인 가치 창출이 가능한 구조라는 차이가 있다. 따라서 다양한 수요와 여러 계층 소비자들의 후생 측면에서 렌터카 사업이 차지하는 역할이 결코 작지 않다고 할 것이다.
세제 역시 다르다.
장기렌터카는 자동차대여사업으로서 대여료 전액에 부가가치세가 과세되는 반면, 자동차리스
는 금융·보험용역으로 분류돼 부가가치세가 면제된다. 이는 두 사업이 세법상으로도 서로 다른 산업으로 취급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며, 소비자 입장에서 보면 장기렌터카 이용시에는 ‘영업용’ 차량 이용에 대한 부가가치세를, 차량을 인수시에는 ‘비영업용’ 차량 기준의 취득세와 등록세를 부담하는 반면, 자동차리스 이용시에는 애초에 비영업용 차량 기준의 취득세와 등록세를 부담함을 뜻하는 것이어서 일각에서 주장하는 조세 형평성 등 불합리한 측면도 없다고 보아야 한다.
그럼에도 리스와 장기렌터카를 동일한 산업으로 전제해 일부 세제만 맞추려는 접근은 산업 간 차이는 그대로 둔 채 특정 제도만 변경하는 것이다.
더욱이 관련 산업법은 그대로 둔 채 지방세법만 개정해 장기렌터카를 비영업용으로 분류하는 것은 법체계의 정합성과 조세 형평성 측면에서 충분한 검토가 선행되어야 한다.
무엇보다 세 부담 증가는 결국 렌트료 인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장기렌터카의 주요 이용자는 서민과 중산층, 그리고 차량을 생업으로 활용하는 소상공인이다. 제도 개편의 부담이 최종적으로 국민에게 전가되지 않는지도 함께 살펴야 한다.
규제 완화보다 중요한 것은 공정경쟁이다.
정부는 금융산업의 경쟁력 강화와 모빌리티 산업의 발전을 함께 고민해야 한다. 그러나 규제 완화가 특정 업권의 시장지배력을 확대하거나 산업 간 경쟁의 균형을 무너뜨리는 결과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
정부는 규제 완화의 필요성뿐 아니라 시장 구조와 법체계의 정합성, 공정경쟁 원칙, 소비자 편익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 특히 제도 개편이 특정 업권의 경쟁력 강화에 그치지 않고 국민의 이동권과 산업 생태계 전반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 면밀히 살펴야 한다.
공정한 시장은 어느 한 업권에 더 많은 기회를 주는 데서 만들어지지 않는다. 서로 다른 사업자가 각자의 역할과 책임 아래 정당하게 경쟁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 그것이 지속 가능한 모빌리티 산업과 국민 편익을 위한 정책의 출발점이어야 한다.
이러한 제도 변화를 통한 시도는 주변에서 강한 힘을 가지고 있는 대기업에서 주로 활용하던 방법이었다. 이유는 항상 소비자의 편익과 선택을 위한 제도 개선이라는 명목을 언급하곤 했다. 그러나 최종적으로는 시장의 왜곡과 독과점적 상황으로 전개되어 개인이나 중소기업은 매몰되는 과정이 반복되었다. 정부도 규제완화라는 수단을 활용하여 단순하게 세수 확보라는 측면만을 강조하여 시장의 질서를 어지럽히는 실수를 저지르지는 말아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최근 글로벌 불확실성과 내수의 각종 문제점으로 인한 혼재가 거듭되면서 ‘중소기업 적합업종’ 등의 ‘약자를 위한 제도적 기반’이 흔들리고 있는 상황이다. 모든 게 무너지고 있고 중소기업의 설 자리는 계속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다. 이 문제도 결국은 대기업의 독점적인 지위를 위한 제도 완화라는 측면이 강하다는 것이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이 되지 않게 미리부터 점검하고 문제가 커지지 않은 현명함이 요구된다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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