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트랜지스터 성능보다 GPU 사이 데이터 이동이 더 큰 병목
실리콘 포토닉스 이용 광모듈 GPU 밀착 데이터 전송 극대
“AI 시대에는 데이터 이동 비용이 연산 비용보다 더 중요해지고 있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광집적회로(PIC)와 첨단 패키징(CPO)이 전자반도체와 융합되는 새로운 컴퓨팅 패러다임이 시작됐다”
사단법인 한국광학회는 17일부터 18일까지 수원컨벤션센터에서 ‘광과학 광반도체 워크숍 2026(OSW 2026)’을 개최했다. 이번 행사는 광집적회로(PIC·Photonic Integrated Circuit)와 첨단 패키징(Advanced Packaging)을 주제로 산·학·연 전문가들이 한자리에 모여 미래 컴퓨팅 기술의 방향을 논의했다.
인공지능(AI) 혁명이 반도체 산업의 지형을 바꾸고 있는 가운데, 이제 업계의 관심은 단순히 더 빠른 연산이 아니라 데이터를 얼마나 효율적으로 이동시키느냐로 옮겨가고 있다.
이러한 변화의 해법으로 ‘광(Photonics)’이 떠오르면서 광반도체와 첨단 패키징 기술이 차세대 AI 인프라의 핵심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이번 OSW 2026은 바로 이러한 기술 패러다임 전환을 보여준 자리였다.
개회식에서 김장선 공동조직위원장은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로 개최되는 이번 워크숍에 전국 각지의 연구자와 산업계 관계자들이 참여한 데 감사를 표하며, 광과 광반도체 분야가 국가 차원의 핵심 기술로 자리 잡고 있음을 강조했다.

이어 김동현 한국광학회 회장은 환영사를 통해 AI 데이터센터 기술이 급격히 발전하면서 기존 전기·전자 기술만으로는 한계를 극복하기 어려운 상황에 직면했다고 진단했다. 그는 실리콘 포토닉스와 광인터커넥트, 광반도체 기술이 새로운 성장 기회가 되고 있으며, 이번 워크숍이 산업계와 학계, 연구기관이 경험과 아이디어를 공유해 새로운 혁신 모델을 모색하는 장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축사에 나선 서기웅 한국광기술원(KOPTI) 원장 역시 정부가 추진하는 반도체·Physical AI·데이터센터 3대 메가프로젝트의 성공을 위해 광융합 기술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과거 통신 분야에 머물렀던 광기술이 이제 AI 하드웨어와 차세대 반도체의 성능을 좌우하는 ‘게임체인저’가 됐으며, 광집적회로와 첨단 패키징 기술은 미래 시스템의 물리적 한계를 극복할 가장 유력한 해법이라고 평가했다.

이번 워크숍의 핵심 메시지는 분명했다. AI 시대가 요구하는 컴퓨팅 성능은 더 이상 전자 회로만으로는 충족할 수 없으며, 광기술과 전자기술의 융합이 필수적이라는 것이다.
김장선 위원장은 본지와 인터뷰에서 반도체와 Physical AI, 데이터센터를 국가 전략 프로젝트로 제시하며 이들 분야의 성공을 좌우할 핵심 요소가 바로 ‘광’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AI 데이터센터와 고성능 컴퓨팅(HPC) 환경에서 이미 광통신 기술이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으며, 반도체 제조 공정에서도 광기반 기술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 같은 문제의식은 두 편의 기조강연에서 더욱 구체적으로 제시됐다.
첫 번째 기조강연에 나선 신동재 imec 박사는 ‘Designing the Future PIC-EIC Co-Design’을 주제로 발표했다.

그는 AI와 데이터센터 시대에는 전자집적회로(EIC)와 광집적회로(PIC)를 별도로 설계하는 방식이 한계에 도달했다고 진단했다.
MEMS 광스위칭, 광 DRAM I/O, LiDAR, 데이터통신 분야에서 축적된 경험을 바탕으로 앞으로는 광소자, 전자회로, 패키징, 열설계, 시스템 아키텍처를 동시에 고려하는 ‘코디자인(Co-Design)’이 필수라고 강조했다.
특히 검증된 모델과 전기·광·열 통합 시뮬레이션, 설계 플랫폼 및 생태계 구축이 향후 산업 경쟁력을 좌우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최우영 연세대 교수는 ‘Si Photonic Ultra-Dense WDM Receivers for Scale-Up Interconnects’를 발표하며 AI 데이터센터의 가장 큰 병목이 연산이 아니라 연결(Interconnect)에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NVIDIA가 GPU 확장 네트워크에 실리콘 포토닉스 기반 Co-Packaged Optics(CPO)를 채택하면서 광기술이 AI 컴퓨팅의 핵심 요소로 부상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광기술을 이용해 신호를 프로세서 근처까지 전달하면 시스템 크기를 줄이고 전력 소모를 대폭 절감할 수 있으며, 향후 초고집적 파장분할다중화(WDM) 기술이 데이터 전송 용량 확대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기조강연 이후 진행된 세부 세션 역시 같은 방향을 가리켰다.
PIC 세션에서는 이종 소재 집적, 초소형 광원, 실리콘 포토닉스, 광프로세서, LiDAR, 광양자컴퓨팅 등이 소개됐으며, Advanced Packaging 세션에서는 CPO, FOWLP, RDL, 3D IC, 유리기판(Glass Substrate), 멀티칩렛 설계와 검증 기술이 집중적으로 다뤄졌다.
이번 행사에서 도출된 결론은 명확하다.
미래 AI 경쟁은 더 빠른 GPU를 만드는 경쟁이 아니라 GPU와 메모리, 서버를 얼마나 고효율로 연결하느냐의 경쟁으로 이동하고 있다.
또한 그 해답의 중심에는 광집적회로와 첨단 패키징 기술이 자리하고 있다.
김장선 조직위원장은 “OSW 2026은 광이 더 이상 보조 기술이 아니라 AI 시대를 떠받치는 핵심 인프라로 성장하고 있음을 보여준 상징적인 무대”라며 “전자와 광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지금, 차세대 컴퓨팅의 주도권은 결국 이러한 융합 기술을 누가 먼저 실용화하고 생태계로 연결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