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칩 10월

"냉각은 더 이상 기계만의 문제가 아니다"… ADI, CDU 제어보드로 데이터센터 겨냥

Google 우선 소스기사입력2026.10.06 16:18


마크니카코리아 노변호 매니저 인터뷰 
공랭의 한계가 연 액체냉각 시장, 승부는 제어단에서 갈린다


고객과 마주 앉았을 때 나오는 질문이 달라졌다. 팬을 몇 개 더 달지, 히트싱크를 어떻게 키울지 묻던 자리에서 이제는 냉각수를 어디로 어떻게 돌릴지를 따진다. 마크니카코리아에서 아날로그 디바이스(ADI)의 데이터센터·반도체 테스트 장비 분야를 담당하는 노변호 매니저는 최근 1년 사이 미팅 주제가 통째로 옮겨갔다고 했다.


 "단순히 팬이나 히트싱크를 어떻게 개선할 것인지보다는, 다이렉트 리퀴드 쿨링으로 CDU를 시스템에서 어떻게 구성할 것인지 그런 논의가 많이 늘고 있습니다."


질문이 바뀐 이유는 간단하다. 숫자가 먼저 바뀌었기 때문이다. 엔비디아 GB200 NVL72 랙이 120kW 안팎을 쓰고 후속 GB300이 140kW대로 올라서면서, 랙 한 대가 과거 데이터센터 한 열(row)이 쓰던 전력을 혼자 소화하는 상황이 됐다. 업계에서는 랙당 100kW를 넘어서는 순간 공랭은 선택지에서 빠진다고 본다. 바람으로 옮길 수 있는 열량에는 물리적 상한이 있고, AI 서버는 이미 그 선을 지났다.


이 변화가 국내에서 눈에 띄게 드러난 것이 올해다. LG전자가 600kW급 CDU로 엔비디아 인증을 받았고, 오텍캐리어도 자사 제품을 엔비디아 마켓플레이스에 올렸다. 다만 완제품 쪽의 움직임은 빙산의 윗부분에 가깝다. CDU 한 대가 만들어지려면 펌프와 열교환기 아래로 센서, 제어기, 전원, 통신이 줄줄이 따라붙는다. 완제품 경쟁이 시작되면 그 아래층에서도 같은 속도로 수요가 생긴다. 노 매니저가 체감하는 것도 그 지점이다.


"저희 쪽으로도 문의가 들어오고 있고, ADI에서도 선행하거나 적용할 수 있는 솔루션을 함께 만들고 있습니다."


CDU : 물을 돌리는 일과, 얼마나 돌릴지 판단하는 일


CDU(Coolant Distribution Unit)는 이름 그대로 냉각수를 필요한 곳에 분배하고 관리하는 장비다. 내부에 펌프와 밸브, 열교환기, 유량계, 압력·온도 센서가 들어가고, 서버의 콜드플레이트로 냉각수를 밀어 넣어 GPU와 CPU에서 나온 열을 거둬온다. 노 매니저는 이를 "AI 서버 냉각 시스템에서 냉각수의 순환 상태를 관리하는 중앙 제어 장치"라고 설명했다.


여기서 한걸음 더 들어가야 CDU가 왜 기계 설비로만 분류되지 않는지가 보인다. 물을 미는 일은 펌프가 한다. 그러나 지금 얼마나 밀어야 하는지, 어느 밸브를 얼마나 열어야 하는지는 펌프가 알지 못한다. 그 판단은 유량과 압력과 온도를 쉬지 않고 재고 있는 쪽이 내린다. AI 워크로드는 GPU 부하가 순식간에 바닥에서 천장까지 올라갔다 내려오고, 냉각 쪽은 그 변동을 따라가야 한다. 장비가 커질수록 측정 지점이 늘고, 측정 지점이 늘수록 제어기가 떠안는 몫이 커진다.


"냉각 시스템도 단순한 기계 장치가 아니니까 펌프, 밸브, 유량, 압력, 온도, 누수 센서 같은 상태를 실시간으로 감시하고 데이터센터 관리 시스템과 통신하게 하기 위해서, 전자 부분에 대한 관심도 같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반도체 업체가 데이터센터 냉각 쪽으로 걸어 들어온 통로가 이것이다. 열을 옮기는 경쟁이 아니라, 열이 얼마나 옮겨지고 있는지를 읽어내고 그에 맞춰 설비를 움직이는 경쟁이라면 그건 아날로그 프론트엔드와 제어기의 영역이다.


ADI , CDU 데모시스템 핵심 정리


ADI는 이 수요를 겨냥해 CDU 데모 시스템을 직접 꾸렸다. 탱크와 펌프, 밸브, 유량계, 콜드플레이트까지 실제 부품을 붙여 돌아가게 만든 구성이다. 겉모습만 보면 CDU 축소판이지만 목적은 다른 곳에 있다.


"CDU 완제품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고객이 CDU를 개발할 때 필요한 것들을 미리 알려드릴 수 있는 것을 제공해 드리기 위해서 준비했습니다."


평가용 플랫폼이라는 뜻이다. 부품 공급사가 완제품을 들고 나오면 고객과 경쟁 구도에 놓이지만, 개발 단계에서 참고할 기준점을 내놓으면 고객이 설계를 시작하는 속도가 빨라진다. CDU처럼 전례가 많지 않은 장비일수록 첫 설계에서 시간을 가장 많이 잡아먹는 쪽은 부품 선정이 아니라 전체 구성을 잡는 일이다. 데모가 겨냥한 지점도 거기다.


제어는 가로세로 10cm 보드 한 장이 맡는다. 온도계와 압력계, 유량계 등 성격이 제각각인 센서 인터페이스를 한곳에 수렴하고, PWM으로 펌프와 팬 속도를 조절하며, 밸브 구동용 포트를 따로 뒀다. 이더넷으로 상위 시스템과 상태를 주고받는 기능도 들어가 있다. ADC는 16채널 구성이고, 센서를 더 달아야 하면 해당 칩을 추가해 수용 범위를 늘린다. 한 장에 몰아넣었다는 점이 핵심인데, 그 의미는 바로 다음 대목에서 드러난다.


시제품까지는 PLC, 양산부터는 계산이 달라진다


산업 현장에서 이런 제어는 지금도 대개 PLC가 맡는다. 공조와 유체 설비를 다뤄온 엔지니어에게는 가장 익숙한 도구이고, CDU 역시 그 연장선에서 다뤄지는 경우가 많다. 노 매니저도 PLC를 깎아내리지 않았다. 오래 검증됐고 개발이 쉽다는 점을 먼저 짚었다. 개발 초기나 시제품 단계라면 PLC 쪽이 훨씬 편하다는 것이다.


문제는 그다음 단계에서 생긴다.


"양산 단계로 들어가게 되면 PLC 본체뿐만 아니라 아날로그 I/O, 디지털 I/O, 통신 모듈 등을 추가해야 하는데, 그렇게 되면 장비의 크기와 BOM이 많이 증가하게 됩니다."


PLC는 본체 하나로 끝나는 물건이 아니다. 받아야 할 센서가 늘면 아날로그 입력 모듈을 붙이고, 접점이 늘면 디지털 모듈을 붙이고, 상위와 붙으려면 통신 모듈을 또 붙인다. 모듈이 늘면 배선이 따라 늘고, 배선이 늘면 조립 공수와 고장 지점이 함께 늘어난다. 한두 대 만들 때는 보이지 않던 비용이 수백 대 단위로 넘어가는 순간 한꺼번에 드러난다. 전용 제어보드가 설득력을 갖는 구간이 정확히 여기다.


경계선을 단계로 그었다는 점이 이 답변의 핵심이다. 부품 공급사가 "PLC로는 안 된다"고 말하기는 쉽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시제품 한 대를 빨리 돌려보는 일이 먼저다. 그 구간을 인정한 뒤 양산으로 넘어가는 길목을 짚는 쪽이 설계자에게는 훨씬 쓸모 있는 정보다.


멈추면 안 되는 장비


CDU는 서면 안 되는 장비다. 냉각이 끊기면 그 위에 올라탄 서버가 함께 멈추고, 액체냉각은 공랭과 달리 버텨줄 열용량도 거의 없다. 공기로 식히던 시절에는 랙과 실내 공기가 완충 역할을 했지만, 콜드플레이트를 지나는 냉각수가 멈추면 온도는 곧바로 올라간다. 가용성 설계가 기능이 아니라 전제 조건이 되는 이유다.


전원은 이중화가 기본이다. ADI는 이를 칩 하나로 구현할 수 있게 했고 경로도 별도로 구성할 수 있다. 전원이 불안정해 보드가 동작하지 않는 상황에는 핫스왑 구조로 대응한다. 여러 지점에 붙은 센서는 계속 감시하다가 정상 범위를 벗어나는 순간을 빠르게 검출해 상위로 올린다.


누수는 리크 센서가 잡는데. 이 산업용 리크 센서가 미세한 변화를 아날로그 값으로 넘겨주면 제어보드가 그 값을 받아 레벨에 따라 알람을 띄우고 펌프와 밸브를 제어해 피해가 번지는 것을 막는다. 센서는 값을 넘길 뿐이고, 그 값을 어느 선에서 경고로 보고 어느 선에서 설비를 세울지는 보드가 판단한다.


"이런 것들은 다 알고리즘의 영역이기 때문에, 사용자가 얼마나 보호를 위하여 강한 알고리즘을 적용하느냐에 따라서 달라질 것 같습니다."


레퍼런스가 대신해 줄 수 없는 부분이 어디인지도 이 내용을 통해 보여준다. 하드웨어는 공통분모로 깔 수 있지만, 몇 방울의 누수에서 설비를 세울 것인지는 그 장비를 운용할 쪽이 정해야 한다.


데이터센터 그 너머


쓰임이 데이터센터에만 묶여 있는 것도 아니다. 문의가 가장 많이 몰리는 쪽은 데이터센터지만, 초급속 충전기도 성격이 같은 숙제를 안고 있다. 짧은 시간에 큰 전류를 배터리에 밀어 넣다 보니 충전건과 케이블에서 열이 난다. 충전기에 관을 삽입해 냉각수를 순환시키는 구성이 나온 배경이다. ESS 역시 배터리 충방전 과정에서 생기는 열을 다뤄야 한다. 고전력을 짧은 시간에 밀어 넣고 빼는 장비라면 형태가 달라도 같은 제어 문제를 만나게 된다.


하지만 국내 사정으로 돌아오면 아직 갈 길이 적지 않게 남아 있다. 한 조사에 따르면 냉각분배 계통 기술의 국산화율은 1%에도 미치지 못한다고 한다. 완제품 인증 소식이 이어지고는 있지만 그 아래 제어·계측단은 이제 막 문의가 시작된 단계다. 노 매니저가 국내 상황을 바라보는 시선도 같은 자리에 있다.


"데이터센터와 관련된 애플리케이션들은 걸음마 단계라고 생각합니다. 그 단계에 진입을 하느냐 못 하느냐에 따라서 한 회사 또는 한 국가가 영향을 많이 받을 수 있습니다."


처음 CDU 개발에 손을 대는 쪽이라면 전체 시스템 그림을 먼저 쥐고 들어가는 편이 개발 시간을 아낀다는 조언도 덧붙였다. 마크니카코리아와 ADI는 이번 웨비나에서 CDU 데모 시스템의 동작과 과정 및 기술에 관한 모든 사항을 공개하고, CDU 개발시의 다양한 이슈에 관하여 소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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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세환 기자
명세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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