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양대 Team RACE와 3년 동행, 산학협력 새로운 모델 제시
BMS 개발 기술 자문·솔루션 제공, 실제 엔지니어링 경험 공유
글로벌 반도체 기업 아나로그디바이스(ADI, Analog Devices)가 대학생 자작자동차 프로젝트를 단순 후원하는 수준을 넘어 미래 엔지니어 육성의 파트너 역할에 나서며 주목받고 있다. ADI는 지난 3년간 한양대학교 자동차 연구 동아리 Team RACE와 협력하며 전기 포뮬러 차량 개발을 지원해왔고, 최근에는 학생들이 배터리 관리 시스템(BMS)을 직접 개발할 수 있도록 기술 자문과 반도체 솔루션을 제공하며 산학협력의 모범 사례를 만들어가고 있다.
ADI 코리아(사장 강석원)는 8일 서울 사무실에서 ‘ADI-한양대학교 Team RACE 산학협력 미디어 브리핑’을 열고 양측의 협력 사례와 성과를 소개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단순한 물적 지원을 넘어 산업 현장의 기술과 전문성이 대학생들의 실제 엔지니어링 경험으로 연결된 과정을 공유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ADI는 차량용 반도체뿐 아니라 산업 자동화, 통신, 에너지, 데이터센터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는 글로벌 아날로그 반도체 기업이다.
특히 연간 19억 달러 규모의 연구개발(R&D) 투자를 지속할 정도로 기술 혁신에 적극적이며, 한국에서도 고객 지원을 위한 엔지니어 인력을 대규모로 운영하고 있다.
ADI는 이러한 기술 역량을 산업 현장에만 머무르게 하지 않고 미래 인재 육성에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실제로 ADI는 대학생 대상 경진대회 후원과 교육 프로그램 운영, 기술 지원을 꾸준히 이어오고 있다.
2023년부터 한국자동차공학회(KSAE) 자작자동차 경진대회를 후원했으며, 인천대·동국대·한양대 등에 반도체 부품을 지원했다.
이후 한양대학교 Team RACE와의 협력은 더욱 깊어졌다.
단순히 부품을 제공하는 차원을 넘어 학생들이 실제 개발 과정에서 부딪히는 기술적 문제를 함께 해결하는 방식으로 발전한 것이다.
이번 협력의 핵심은 전기차의 두뇌 역할을 하는 BMS 개발이었다.
Team RACE는 기존 상용 제품에 의존하지 않고 독자적인 BMS를 설계해 차량 성능을 향상시키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반면에 학생들이 고전압 배터리를 제어하는 시스템을 처음부터 개발하는 일은 결코 쉽지 않은 도전이었다.
이에 ADI는 ADBMS6830B 배터리 모니터링 IC를 비롯한 관련 반도체와 평가보드(EVK)를 제공하고, PCB 설계와 isoSPI 통신 구현, 부품 선정 등 실제 제품 개발 과정에서 필요한 기술 자문을 진행했다.
주목할 점은 ADI가 학생들의 자율성을 최대한 존중했다는 사실이다.
ADI 엔지니어들은 완성된 설계를 전달하는 대신 산업 현장의 노하우와 설계 가이드를 제공하는 역할에 집중했다.
실제 BMS 설계와 구현, 시스템 통합, 테스트 및 검증은 전적으로 학생들이 수행했다.
이는 학생들이 시행착오를 겪으며 엔지니어링 문제를 스스로 해결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한 의도였다.
기술지원을 맡은 이종경 ADI 차장은 초기 단계에서 학생들이 직접 BMS를 설계하겠다고 밝혔을 때 상당한 의지와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이후 ADI는 학생들의 개발 목표를 검토한 뒤 적합한 솔루션을 제공했고, 엔지니어들이 개발 과정 전반에 걸쳐 기술 지원을 이어갔다.
특히 PCB 레이아웃 설계, 전압·전류·온도 측정 솔루션 구성, 통신 인터페이스 구현 등 실제 산업 현장에서 중요하게 여겨지는 요소들을 중심으로 자문을 제공했다.
그 결과 Team RACE는 자체 BMS 개발에 성공했다.
학생들이 개발한 시스템은 ADI의 ADBMS6830B를 활용해 144개 배터리 셀을 모니터링하고, SOC(State of Charge) 추정 기능까지 구현했다.
특히 자체 개발 BMS를 통해 배터리 팩 설계 자유도를 높이면서 차량 경량화에도 성공했다.
배터리 팩 무게는 65㎏에서 55㎏으로 줄었고, SOC 추정 오차 역시 상용 BMS 대비 54% 감소했다.
이는 학생 프로젝트 수준을 넘어 실제 차량 개발 과정에 의미 있는 기술적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다.
학생들 역시 ADI의 지원이 단순한 후원을 넘어 실질적인 배움의 기회였다고 입을 모았다.
Team RACE 측은 가장 어려웠던 부분이 설계 자체보다 검증 과정이었다고 설명했다.
제한된 일정 안에서 안정적인 시스템을 완성해야 했지만, ADI 엔지니어들이 제공한 설계 가이드와 기술 조언이 개발 일정을 단축하고 완성도를 높이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것이다.
이번 사례는 산학협력의 의미가 무엇인지 다시 생각하게 한다.
많은 기업들이 대학에 장비나 연구비를 지원하지만, 실제 산업 현장의 엔지니어가 학생들과 기술적 고민을 공유하며 문제 해결 과정을 함께하는 사례는 흔치 않다.
ADI는 학생들을 단순한 후원 대상이 아니라 미래의 동료 엔지니어로 바라보고 기술 교류를 확대했다.
그 결과 학생들은 설계와 검증, 시스템 통합 과정을 경험하며 실무 역량을 키웠고, ADI는 미래 인재와의 접점을 넓히는 성과를 얻었다.
ADI는 앞으로도 이러한 활동을 확대할 계획이다.
강석원 ADI 코리아 사장은 “한양대뿐 아니라 더 많은 대학과 협력하고, 최근 산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로보틱스와 피지컬 AI 분야에서도 산학협력 모델을 모색하고 있다”며 “인적 자원이 허락하는 범위 내에서 학생들이 산업 현장의 기술을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지속적으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