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재+공급 통합 솔루션’으로 AI 시대 반도체 혁신 가속
현지 생산·기술 지원 강화, 韓 반도체 생태계 협력 확대
글로벌 과학기술 기업 머크(Merck)가 충북 음성에 신규 몰리브덴 전구체 생산설비를 구축하고 본격 가동에 나섰다. 반도체 미세화가 한계에 다가서는 가운데 차세대 배선 소재와 안정적인 공급 솔루션을 동시에 제공함으로써 한국 반도체 산업의 혁신을 지원하겠다는 전략이다.
한국머크는 22일 충청북도 음성 사업장에서 이산화이염화몰리브덴(MoO₂Cl₂) 신규 생산설비 개소식을 개최했다.
행사에는 벤자민 하인 머크 일렉트로닉스 CEO를 비롯해 슈레시 라자라만 CTO, 케빈 고만 통합공급망 헤드, 빙 한 박막 사업부 헤드 등이 참석했다.

이번 설비는 단순한 생산시설 확대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인공지능(AI) 확산과 초고성능 반도체 수요 증가에 따라 반도체 제조공정은 더욱 복잡해지고 있으며, 기존 소재만으로는 미래 기술 요구를 충족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머크는 이러한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첨단 반도체 소재 개발 역량과 공급 기술을 결합한 통합 솔루션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신규 설비에서 생산되는 이산화이염화몰리브덴은 화학기상증착(CVD)과 원자층증착(ALD) 공정에 사용되는 특수 전구체로, 차세대 반도체 배선 소재인 몰리브덴 박막 형성에 활용된다.
현재 주요 적용 분야는 3D 낸드플래시 워드라인으로, 향후 D램 워드라인과 로직 반도체까지 적용 범위가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반도체 업계가 몰리브덴에 주목하는 이유는 미세화가 진행될수록 기존 금속 소재의 한계가 뚜렷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배선 폭이 극도로 좁아지면 전자가 표면에서 산란하면서 전기 저항이 증가하고 성능이 저하된다.
이에 비해 몰리브덴은 낮은 저항 특성과 우수한 전자이동(Electromigration) 내성을 갖추고 있어 차세대 반도체 배선 소재로 평가받고 있다.
또한 기존 텅스텐과 달리 배리어층 없이 활용할 수 있어 보다 효율적인 전도 특성을 구현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머크는 이번 설비를 통해 단순히 소재를 생산하는 데 그치지 않고 생산부터 공급까지 아우르는 통합 워크플로 솔루션을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음성 사업장에서 생산한 몰리브덴 전구체와 안산 사업장에서 제조 중인 공급 시스템 ‘CK VAPOR’를 결합해 반도체 고객사들이 더욱 안정적으로 공정을 운영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몰리브덴 전구체는 상온에서 고체 상태이며 수분에 매우 민감한 특성을 가진다.
따라서 소재 자체의 품질뿐 아니라 제조 장비까지 안정적으로 전달하는 기술이 중요하다.
머크는 고밀도 충전 기술과 정밀 압력 제어를 적용한 공급 시스템을 통해 안정적인 고유량 공급과 99% 이상의 소재 사용 효율을 구현했다고 설명했다.
이를 통해 고객은 공정 가동률을 높이는 동시에 원가 절감과 폐기물 감소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벤자민 하인 CEO는 “AI는 반도체 산업의 복잡성과 혁신 속도를 크게 높이고 있다”며 “개별 소재의 발전을 넘어 시스템 통합을 통한 혁신이 중요해지고 있으며, 화학 소재와 공급 시스템을 결합한 몰리브덴 솔루션은 이러한 접근 방식의 대표적인 사례”라고 강조했다.
빙 한 수석부사장 역시 “반도체 산업은 혁신적인 소재와 안정적인 공급, 빠른 시장 출시를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다”며 “몰리브덴은 미래 공정 노드와 첨단 칩 아키텍처 구현에 중요한 소재”라고 설명했다. 이어 “음성의 신규 생산설비와 안산의 공급 시스템을 기반으로 한국과 아시아 고객의 혁신을 더욱 효과적으로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투자는 머크가 강조해 온 ‘로컬 포 로컬(Local for Local)’ 전략의 대표 사례로 평가된다.
음성 사업장은 한국 고객을 위한 현지 생산과 기술 지원을 담당하며, 안산의 공급 시스템 생산 역량 및 머크의 글로벌 연구개발 네트워크와 연계해 고객의 소재 인증과 공급 안정성을 지원하게 된다.
회사는 이를 통해 공급망 회복력을 높이고 변화하는 공정 요구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머크는 그동안 한국을 글로벌 반도체 사업의 핵심 거점으로 육성해 왔다.
2020년까지 한국에 2억2천만 유로 이상을 투자했으며, 2021년에는 6억 유로 규모의 추가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이번 음성 신규 설비 역시 이러한 지속적인 투자 전략의 연장선상에 있다.
업계에서는 3D 낸드 적층 수가 400단을 넘어 500∼600단 시대로 진입하면서 차세대 배선 소재 수요가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머크는 이번 몰리브덴 생산설비 개소를 계기로 첨단 소재 기술과 공급 시스템, 현지 기술 지원 역량을 통합한 차별화된 솔루션을 제공하며 반도체 고객들의 차세대 제품 개발과 생산 혁신을 적극 지원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AI 시대를 이끌 새로운 반도체 아키텍처 구현과 글로벌 반도체 산업의 기술 진화에도 중요한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기대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