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드밴티지2’, 슈퍼컴퓨터 수십만 년 걸릴 문제 20분 만에 해결
LG CNS와 MOU, 제조·물류·공공 분야 복잡한 최적화 해결 협력
양자컴퓨팅이 ‘언젠가 올 미래’가 아닌 ‘지금 활용 가능한 산업 기술’로 자리 잡고 있다. 양자컴퓨팅 기업 D-Wave Quantum Inc.(디웨이브 퀀텀)은 서울에서 개최한 큐비츠 아시아 2026를 통해 실제 기업들의 운영 최적화 성과와 차세대 기술 로드맵을 공개하며 양자컴퓨팅 상용화 경쟁이 본격화됐음을 선언했다.
디웨이브는 28일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 호텔 서울에서 아시아 지역 최대 규모의 사용자 컨퍼런스인 ‘큐비츠 아시아 2026: 퀀텀 리얼라이즈드(Qubits Asia 2026: Quantum Realized)’를 개최하고 실제 산업 현장에서 활용되고 있는 양자컴퓨팅 사례와 기술 로드맵을 공개했다.
이번 행사는 “Quantum is Here Now(양자는 이미 현실이다)”를 주제로 열렸으며, 통신·제조·인공지능(AI)·헬스케어·반도체·물류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참석해 양자기술의 상용화 현황과 산업 적용 성과를 공유했다.

행사 개막 연설에 나선 윤동섭 연세대학교 총장은 “양자컴퓨팅은 더 이상 과학적 상상력의 영역이 아니라 산업과 연구 현장, 그리고 우리의 일상으로 들어오고 있다”며 “연세대는 한국 최초의 양자컴퓨팅 허브와 양자융합연구센터를 구축하며 양자 생태계 조성에 나서고 있다”고 강조했다. 연세대는 디웨이브와 협력해 양자 AI와 산업 최적화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기조연설에 나선 앨런 바라츠 디웨이브 최고경영자(CEO)는 현재 양자컴퓨팅 산업이 연구 단계를 넘어 실질적 사업 가치를 창출하는 단계로 진입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양자컴퓨팅은 어려운 계산 문제를 에너지 효율적으로 해결하는 기술”이라며 “디웨이브는 연구용 프로토타입이 아닌 실제 운영 환경에서 활용되는 상용 시스템을 제공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바라츠 CEO는 양자컴퓨팅의 두 축인 게이트 모델 방식과 양자 어닐링 방식을 비교하며 디웨이브의 차별성을 설명했다.
게이트 모델이 신약 개발이나 물질 시뮬레이션에 강점을 지닌다면, 양자 어닐링은 물류·생산·자원 배분 등 복잡한 최적화 문제 해결에 적합하다는 것이다.
그는 “디웨이브는 양자 어닐링과 게이트 모델 모두를 개발하는 세계 유일의 듀얼 플랫폼 기업”이라며 “고객의 모든 연산 수요를 지원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추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디웨이브는 자사의 6세대 양자 어닐링 시스템 ‘어드밴티지2(Advantage2)’를 핵심 상용 플랫폼으로 소개했다.
이 시스템은 4,400개 이상의 큐비트를 탑재했으며, 디웨이브는 2031년까지 10만 큐비트 규모로 확장한다는 로드맵도 공개했다.
바라츠 CEO는 최근 발표한 연구에서 자성 물질 시뮬레이션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양자컴퓨터가 약 20분 만에 수행한 연산이 최상위급 고전 슈퍼컴퓨터로는 수십만 년 이상 걸릴 것으로 분석됐다고 설명했다.
양자컴퓨팅과 AI의 결합 가능성도 주요 화두였다.
바라츠 CEO는 양자 어닐링 기술을 생성형 AI 모델 학습에 활용하는 연구 성과를 소개하며, AI 모델의 정확도 향상과 에너지 효율 개선 가능성을 제시했다.
또한 이미지 생성과 신약 개발 분야에서 양자 기반 AI가 기존 방식보다 우수한 결과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산업 현장의 실제 적용 사례도 소개됐다.
일본 통신사 NTT도코모는 디웨이브 기술을 활용해 이동통신 기지국 자원 배분을 최적화하고 네트워크 운영 효율을 높인 사례를 발표했다.
연세대학교 연구진은 양자컴퓨팅과 AI를 결합한 신약 개발 연구를, 국립양명교통대학교 연구팀은 반도체 제조 공정의 레티클 최적화 사례를 공유했다.
경상국립대학교는 부산항 운영 데이터를 활용한 선석·크레인 배치 최적화 연구 성과를 소개하며 양자기술의 활용 범위가 제조업을 넘어 물류·항만 분야까지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행사에서는 디웨이브와 LG CNS 간 전략적 협력도 공식 발표됐다.
양사는 기업용 양자컴퓨팅 기반 최적화 기술의 활용 확대를 위해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제조·물류·공공 분야의 복잡한 최적화 문제 해결에 협력하기로 했다.

현신균 LG CNS 대표는 이날 무대에 올라 “기업 고객들이 직면한 문제는 수백만 개의 변수와 복잡한 제약 조건을 포함하는 경우가 많다”며 “양자컴퓨팅은 기존 컴퓨팅이 가진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제시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양자기술의 가치는 기술 자체가 아니라 고객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다”고 강조했다.
디웨이브는 현재 전 세계 100개 이상의 기업과 공공기관이 자사 플랫폼을 활용하고 있으며, 클라우드 서비스 ‘리프(Leap)’를 통해 42개국에 양자컴퓨팅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상용 양자컴퓨팅 시장이 아직 초기 단계이지만 통신, 물류, 제조, AI, 신약 개발 등에서 이미 가시적인 성과가 나오고 있다고 평가했다.
바라츠 CEO는 “한국과 일본, 대만, 싱가포르 등 아시아 국가들이 양자컴퓨팅 분야에서 글로벌 리더십 확보를 위해 적극 투자하고 있다”며 “양자기술은 더 이상 미래의 가능성이 아니라 현재 산업 현장에서 가치를 창출하는 기술”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행사가 연구자와 기업, 산업계가 양자컴퓨팅 상용화를 앞당기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