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중서 TI 코리아 대표이사가 ‘TI 모빌리티 & 로보틱스 세미나 2026’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로봇·자동차, 인식·판단·제어·안전·전력 관리 측면 상당히 유사한 기술
TI, 고객 관심 시스템 어떤 TI 제품으로 구현할 수 있는지 확인 지원
TI, 고객 관심 시스템 어떤 TI 제품으로 구현할 수 있는지 확인 지원
로봇 산업이 차세대 성장 시장으로 부상하는 가운데, 자동차 분야에서 오랜 기간 검증된 반도체 플랫폼 기술이 로보틱스와 지능형 시스템의 상용화를 앞당기는 핵심 기반으로 주목받고 있다.
텍사스 인스트루먼트(Texas Instruments, TI)는 9일 엘타워에서 ‘TI 모빌리티 & 로보틱스 세미나 2026’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자동차에서 로보틱스로: 검증된 반도체 플랫폼이 지능형 시스템을 이끄는 방법’이라는 주제로 기조연설을 발표한 박중서 TI 코리아 대표이사는 “자동차에서 축적된 센싱, 제어, 안전, 전력 효율 기술이 로봇 산업의 난제를 해결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중서 대표는 먼저 로봇 시장의 가파른 성장 가능성에 주목했다.
발표에 따르면 글로벌 모바일 로봇 시장은 지난해 기준 10억 달러에 미치지 못하는 규모였지만, 2030년에는 60억 달러, 2035년에는 510억 달러 수준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됐다.
연평균 50∼60%에 가까운 성장세가 예고되는 셈이다.
반면에 박중서 대표는 시장 확대의 전제 조건으로 ‘안전성’과 ‘경제성’을 꼽았다. 인간의 삶을 보조하는 로봇이 일상 공간과 산업 현장에 들어오기 위해서는 믿을 수 있고, 동시에 일반 소비자와 기업이 감당할 수 있는 가격대에 도달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로봇 구현의 기술적 난제도 분명하다. 로봇은 카메라뿐 아니라 레이더, 라이다, 촉각, 토크 등 다양한 센서를 통해 주변 환경을 인식해야 한다.
반면에 실제 환경은 잡음이 많고 예측 불가능하다.
인간에게는 자연스러운 손가락 움직임이나 물체를 집는 동작도 로봇에게는 고도의 인식·판단·제어 기술이 필요한 복잡한 과제다.
여기에 휴머노이드 로봇이 주거 공간과 산업 현장에서 사람과 함께 움직이려면 오작동이나 돌발 행동을 방지할 수 있는 안전 설계가 필수적이다.
전력 효율 역시 로봇 상용화의 핵심 변수다.
박중서 대표는 아무리 뛰어난 컴퓨팅 성능과 센서 기술을 갖춘 로봇이라도 배터리 효율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이동성과 실용성을 확보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자동차와 달리 로봇은 작고 가벼워야 하며, 배터리를 무작정 키울 수 없다.
제한된 전력 안에서 고성능 센싱과 실시간 제어, 안전 기능을 동시에 구현해야 하는 만큼 반도체의 전력 효율과 시스템 최적화 역량이 중요해진다.
TI가 주목하는 해법은 자동차 산업에서 이미 검증된 기술의 로봇 분야 확장이다.
전기차와 자율주행차는 지난 수십 년간 센싱, 모터 제어, 고전압 전력 설계, 차량 통신, 기능 안전, 사이버 보안 등 다양한 기술적 과제를 해결해 왔다.
자율주행차가 주행 중 사람과 사물을 구분하고 신호와 주변 환경을 인식하듯, 로봇 역시 생활 공간에서 사람과 장애물을 감지하고 안전하게 움직여야 한다.
전기차의 트랙션 인버터와 모터 제어 기술도 로봇의 정교한 관절 제어와 고효율 구동에 응용될 수 있다.
특히 자동차 산업에서 확산되고 있는 48볼트 전력 아키텍처, 고효율 전력 변환, 고속 데이터 통신 기술은 로봇의 성능과 비용 구조를 동시에 개선할 수 있는 기반으로 제시됐다.
박중서 대표는 “로봇과 자동차가 서로 다른 시스템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인식·판단·제어·안전·전력 관리라는 측면에서 상당히 유사한 기술적 요구를 가진다”고 설명했다.
자동차에서 축적된 반도체 기술을 로봇에 적용하면 개발 기간을 줄이고, 신뢰성을 높이며, 상용화 비용을 낮출 수 있다는 것이다.
TI는 이러한 전환을 뒷받침할 포트폴리오를 강점으로 내세웠다.
박중서 대표는 “TI가 8만 개 이상의 제품군을 보유하고 있으며, 센싱, 모터 제어, 통신, 전력 관리 등 로봇 시스템 구현에 필요한 폭넓은 솔루션을 제공한다”고 밝혔다.
단일 부품의 성능만으로는 실시간성과 안전성, 전력 효율을 동시에 만족시키기 어렵기 때문에 TI는 개별 디바이스가 아니라 시스템 레벨의 접근을 강조하고 있다.
그 대표적 사례가 TI의 레퍼런스 디자인이다.
TI는 고객이 관심 있는 시스템을 웹사이트에서 검색하면 해당 시스템이 어떤 구조로 구성되는지, 각 서브시스템을 어떤 TI 제품으로 구현할 수 있는지 확인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일부 레퍼런스 디자인은 회로도와 시뮬레이션 결과 등 개발에 필요한 자료도 공개해 고객이 보다 빠르게 제품 개발에 착수할 수 있도록 돕는다.
박중서 대표는 한국이 향후 로봇 산업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가능성도 언급했다.
한국은 전자·전기 산업과 배터리 분야에서 높은 기술력을 갖추고 있고, 산업단지와 제조 현장에서 축적되는 실제 데이터가 풍부하다는 점에서 로봇 기술 고도화에 유리한 환경을 갖추고 있다는 설명이다.
노동력 부족, 고령화, 자동화 수요 확대, 인프라 투자 증가 역시 로봇 도입을 촉진하는 요인으로 꼽혔다.
결국 차세대 로봇과 지능형 시스템의 경쟁력은 더 많은 기능을 넣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안전하고, 효율적이며, 합리적인 비용으로 구현할 수 있어야 시장이 열린다.
박중서 대표는 “자동차 산업이 걸어온 검증의 길을 로봇 산업이 더 빠르고 안전하게 따라갈 수 있도록 TI의 반도체 플랫폼과 시스템 레벨 솔루션이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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